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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공간 이끄는 사람들] 전주현대미술관 JeMA 이기전 관장 “지역에 뿌리 내리고자 하는 젊은 작가들 발표의 장”

현대 그리고 미래 향한 전시공간
학예사 등 전문인력 확보 어려움
기획전문 미술관 성격 유지 노력

창작활동을 이어가는 작가들만큼이나 치열한 이들, 척박한 예술 환경과 씨름하며 전시공간을 이끄는 뚝심 있는 사람들이 있다.

공간 규모의 격이나 지향하는 작품 세계의 결은 사뭇 다르겠지만, 예술을 아끼는 마음은 공통영역일 것이다. 이들이 마주한 어려움은 무엇일까. 작지만 큰, 사립 전시공간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이기전 관장
이기전 관장

“젊은 작가들에게 곁을 내어주고자 합니다. 이 지역에 뿌리내리고자 하는 작가들에게 작품 발표의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지요.”

전주현대미술관 JeMA(Jeonju Contemporary Museum of Art, 관장 이기전, 이하 JeMA)는 전주 남부시장에 있던 옛 초원약품 공장 건물을 고쳐 지난 2018년 12월 8일 문을 열었다.

개관 전 14여 개월에 걸쳐 직접 보수와 리모델링에 공을 들였고, 지금도 공간 구석구석을 가꾸는데 정성을 쏟고 있다는 이기전 관장.

지난 금요일, 전주 남부시장 원도심에 위치한 JeMA를 찾아 이 관장을 만났다.

개관 과정에서 힘들었던 점을 물었더니, 이 관장은 ‘문화 및 집회시설 요건을 갖추기가 쉽지 않았다’고 했다. 1960년대에 지어진 건축물은 조선총독부건축법에 따랐기 때문에 현재 우리나라 건축법과 달랐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공장 건물이었기에 비교적 튼튼하고 재미있는 공간 구성이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어 용기를 냈다. 실험적인 작가정신으로 이 지역에 활동거점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젊은 작가들을 격려하기 위해 작은 힘이나마 역할을 하고 싶은 욕심이 컸다.

이 관장은 “젊은 작가들을 배려하지 않으면 지역 미술대학 순수 회화계열 학생들이 줄어드는 것처럼 그들도 지역을 떠나고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일부 젊은 작가들은 도록 하나 제대로 만들지 못하고 전시를 열어야 하는 실정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30~40대 작가들을 머물게 하고 뿌리 내리게 하는 일이 무엇보다 급하다고 했다.

 

전주현대미술관.
전주현대미술관.

JeMA를 운영해오면서 기억에 남는 작가가 있는지 묻자, 정선휘 미디어 아티스트와 이효문 조각가를 꼽았다.

정선휘 작가는 개관전 당시 초대를 의뢰했고, 정 작가가 직접 전주에 와 한옥마을 전동성당과 미술관 근처의 골목길을 테마로 여러 작품을 제작해 호응이 컸다. 전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효문 조각가는 힘과 기술, 작가의 집념이 녹아 있는 작품 ‘사람과 공간’을 출품했는데, 지금도 상설 전시하고 있을 정도로 아끼고 있다.

앞으로 이 관장의 목표는 ‘어렵겠지만, 기획전문 미술관 성격을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다.

그는 건축법에 맞춰 난공사를 하는 등 1년여 동안 용도변경까지 끝냈지만, 학예사 등 인적자원을 구하기 힘들어 미술관 등록을 접수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어려움으로 들었다. 그렇지만 상설전시를 기본으로 분기별 기획전 등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전시를 꾸준히 준비해 나갈 계획이다.

교통과 상업의 중심지였지만 지금은 낙후된 원도심, 이곳 전주 남부시장에서 작가들과 함께 미래를 찾고 싶다는 이 관장. 그가 당면한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고 지역 작가들에게 어떤 희망을 전할지 궁금하다.

전주 출신인 이 관장은 경희대와 같은 대학 대학원을 졸업했다. 22차례 개인전을 열었고, (사)목우회 이사장, 완주 삼례문화예술촌 미술관장 등을 지냈다. 현재 전북대 예술대학 커플링사업단 객원교수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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