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측만증은 대개 청소년기를 지나면서 건강검진에서 발견되거나, 본인 또는 가족이 틀어진 몸을 우연히 인식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여성에게서 상대적으로 자주 관찰되며, 통증과 같은 특이 증상보다는 미용상의 문제를 걱정하는 부모와 함께 내원하는 사례를 주로 보게 된다.
척추측만증이란 척추에 전후좌우로 3차원적인 비틀림이 있어 뒤에서 볼 때 목-등-허리-꼬리뼈까지의 척추 배열이 일직선을 이루지 못하고 특정 형태로 휘어진 상태를 말한다. 이 때문에 몸통(흉곽)의 비대칭은 물론 골반이나 어깨의 형태도 양측이 달라 보일 수 있다. 확인을 위해 척추 전체 X-ray 검사를 통해 척추뼈들로 이루어진 척주(기둥)의 휜 각도를 측정할 수 있으며, 보통 15° 이상 틀어지면 측만증이라 진단할 수 있다. 이런 문제로 상담을 원해 병원을 찾는 분들은 비틀린 척추가 바르게 교정이 될 수 있을지가 가장 궁금한 부분일 텐데, 중요한 것은 측만의 유형을 살펴보는 것이다.
첫째, 별 이유 없이 성장 중에 척추 자체가 휜 형태로 자라며 측만이 형성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몸을 양 측면이나 앞뒤로 구부렸다 폈다 하는 움직임을 취해도 척추의 배열 상태가 비틀어진 채로 유지되는 것을 볼 수 있으며, 아직 뚜렷한 원인이나 발생기전이 밝혀지지 않아 ‘특발성 측만증’이라 한다. 이런 경우 치료 시작 시기가 중요한데, 환자가 골격 성장이 완성되기 이전(통상 남자는 만 18세, 여자는 만 16세)이라면 성장기가 종료될 때까지 약 6개월에서 1년마다 정기 검진을 통해 척추의 휘어진 각도가 더 커지고 있지 않은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때의 치료는 정상적 형태로의 교정 보다는, 더 이상의 진행을 최소화하고 틀어진 각도를 일부분이나마 바로잡을 수 있는 방향으로 관리하는 것이 주목적이 된다. 척추뼈의 배열 이상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각 부위의 근육이나 힘줄 조직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침구치료, 추나치료 및 부항요법 등을 시행하여 뼈의 성장에 따라 비틀림이 더 진행하는 것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척추만곡을 바로잡기 위한 척추보조기나, 왜곡된 형태에 따라 적절한 자가 호흡을 이용해 척추를 바로잡는 ‘슈로스메소드’ 운동법 등이 추가적인 비틀림을 방지하고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둘째, 척추가 휘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다. 평소 자세나 생활습관의 영향으로 골반이나 엉덩관절, 발목관절 등에서 양측의 대칭이 깨지게 되면, 우리 몸이 한쪽으로 기울어진 채 살 수는 없으므로 그 위의 척추들은 평형을 이루기 위해 보상적으로 휘게 된다. 이 경우 허리를 여러 방향으로 굽혔다 펼 때 비틀린 척추가 운동 방향에 따라 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유형을 ‘기능적(보상적) 측만증’이라 하며 특발성 측만증과 달리 척추뼈의 배열이 비틀린 채 고착되지는 않은, 불균형한 자세에 따른 결과로 볼 수 있다. 이 경우 추나치료를 통한 교정이 효과적일 수 있으며, 상황에 따라 치료 효과를 오래 유지하기 위해 평소 주로 신는 신발에 교정용 깔창을 받쳐주는 경우도 있다.
다만 성장기 청소년의 뼈 성장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골격 구조에 대해 물리적인 외력을 직접 가하는 것은 주의가 필요하며, 의료기관 상담을 통해 상황별로 적절한 치료계획을 세우기를 추천한다.
/조동찬 우석대 부속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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