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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 조직위원장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공연에 대한 고민 필요할 때”

김한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장이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20주년 소감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 = 조현욱 기자
김한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장이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20주년 소감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 = 조현욱 기자

어느덧 20살이 된 전주세계소리축제.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를 피해갈 수 없었다. 비대면 운영은 피했지만 객석은 30%로 제한됐다. 공연도 예년보다 대폭 축소했고, 해외 아티스트 공연도 하나만 연다. 대신 전주만의 색깔을 강화한 전통공연은 확대됐다. 김한 조직위원장으로부터 20주년을 맞은 소감, 올해 축제의 특징과 준비과정의 어려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축제에 대해 들어봤다.

 

전주 세계소리축제가 20주년을 맞았다. 소감 부탁드리겠다.

“10년 전부터 집행위원장을 맡았는데, 벌써 20주년이 되다니 감회가 새롭다. 그 동안 박재천 집행위원장과 스텝들이 잘해줬다. 덕분에 축제가 알차게 치러졌다. 외국 뮤지션과 월드뮤직을 구현하는 사람 모두 소리 축제를 인정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다른 지역에서 음악하시는 분들이 많이 찾는다. 그만큼 인지도와 명성이 높아졌다. 다만 소리의 정체성이 무엇인가가 여전히 고민이다. 우리 소리, 외국의 소리, 퓨전화한 소리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올해도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다.

축제 준비에 어려움이 없으셨는지.

“어려웠다. 당초 객석 30% 오픈, 50% 오픈, 비대면 세 개의 시나리오를 두고 고민했다. 서울·수도권처럼 전북도 코로나가 많이 퍼졌으면 비대면으로 치렀을 것이다. 무엇보다 20주년이라는 의미 때문에 고민이 깊었다. 전북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소리축제를 치르기 위해 서울 세종문화까지 대관했다. 그러나 취소됐다. 올해 역시 코로나 여파를 피해가긴 어려웠다.”

 

공연 프로그램에 대한 질문을 드리겠다.

개막공연 RE:Origin에선 소리축제와 직간접적으로 관련 있는 패널 20명이 토크콘서트 형식으로 축제의 20년 역사를 짚는다.

의미가 남다를 것 같다.

“이 프로그램 역시 코로나19 때문에 당초 계획보다 규모를 줄인 것이다. 원래 20주년을 돌아보는 행사뿐만 아니라 규모가 상당히 큰 이벤트를 준비했다. 그러나 코로나 방역지침으로 규모를 줄여야 했다. 이로 인해 의미 있게 축제를 치르는 방법을 두고 장고를 거듭했다. 그 결과 축제와 깊게 관련 있는 사람 20명의 소감을 들으면서 축제의 역사와 의미를 되짚어보는 형식을 기획하게 됐다.”

 

기존 축제와 달리 전통공연에 무게를 실은 점이 이목을 끈다.

전통문화도시 전주의 색채를 염두에 둔 기획인가

“그런 부분을 염두에 둔 기획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실적인 차원의 고민도 반영했다. 지난해 축제에서 러시아, 독일, 캐나다, 스페인 등에서 활동하는 뮤지션과 한국의 특별 시나위팀을 실시간 온라인으로 연결해 합동공연을 치렀다. 문화예술계의 새로운 시도로 각광을 받긴 했지만 생동감이 덜했고, 시간차로 인한 소리의 갭이 있었다. 그래서 올해는 지역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전통공연을 강화했다.”

 

소리프론티어 시즌 2라는 이름으로

판소리를 중심으로 한 창작 작품을 내세운 부분이 눈길을 끈다.

“전주 세계소리축제인만큼 우리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인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한 기획이다. 지역 예술인들이 세계소리축제에서 기회를 잡고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야 한다. 조직위도 이런 점을 염두에 두면서 계속 노력하고,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전북의 제일 큰 축제인만큼 지역 예술인들에게 반드시 문화적인 혜택이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소리축제의 역사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길을 제시해주신다면.

“사실 올해를 제 임기의 마지막으로 생각하고 있다. 할 수 있는 만큼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핵심은 소리 콘텐츠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현재 현장에 찾아가서 많은 관객과 살아 숨쉬는 ‘즐기는 축제’, 장인의 예술성이 스며들은 ‘예술적인 축제’ 두 방향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이진 않다. 담당위원들과 한창 연구하고 있다는 점만 말씀드리겠다. 그리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공연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코로나19 이후 공연은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활성화하고 있다. 소리축제도 온라인에서 다채롭게 연출할 수 있는 고민과 계획을 고민하고 있다. 다음 축제 연출방식에 상당한 변화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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