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시간 버스 임산부 배려석 늘 만석…양보 거의 안 해
넓은 주차구역 필요하지만 전용 주차구역은 일반 차량이 차지
“보여지는 것에 비해 임산부에 대한 배려가 아직은 부족한 것 같아요”
오는 10일은 임산부를 배려하고 보호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제정된 ‘임산부의 날’이지만 임산부들은 여전히 임산부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둘째 아이를 임신한 지 16주째에 접어든 박준희 씨(30)는 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병원에 다닌다. 임신 중기에 접어들어 몸은 점점 무거워지고 있지만 버스에서 출·퇴근 시간대 임산부 배려석에 앉은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버스에 사람이 가득해 임산부 배려석은 이미 누군가 앉아있는 경우가 많고 양보를 해주는 경우도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병원에서 집을 오갈 때마다 손잡이에 의지한 채 서서 가야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또한 버스기사의 난폭운전으로 넘어질 뻔한 기억이 있어 어쩔 수 없이 택시를 이용하는 편이다.
박 씨는 “임산부 배려석이 있더라도 시민들의 도움이 없다면 임산부들은 무거운 몸으로 목적지까지 서서 가야 하는 어려움이 따른다”며 “임산부들이 건강에 무리 없이 출산까지 이어지기 위해서는 개인과 가족의 노력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가용을 이용하는 임산부들에게도 불편함은 따랐다. 배가 불러 움직임이 원활하지 않은 임산부들을 위해 조성된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에 일반 차들이 주차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둘째 아이를 임신한지 7개월이 된 김은형 씨(33)는 “대형마트에 갈 때마다 임산부 주차구역이 이미 가득 차 있는 경우가 많다”며 “만삭에 가까워질수록 차에서 내릴 때 넓은 공간이 필요한 만큼 2칸이 연달아 비어 있는 주차구역을 찾기 위해 주차장을 여러 바퀴 돌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이라 하더라도 색깔만 핑크색으로 칠해 놓고 면적은 일반 주차 구역과 같은 곳도 있어 이런 곳은 있으나 마나한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이다”고 지적했다.
임산부를 위한 출산지원금 등도 지역별로 달라 모든 임산부들이 동일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통일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전주에서 셋째 아이 출산을 앞둔 신모 씨(34)는 “전주에서 셋째 아이를 낳게 되면 출생축하금으로 100만 원이 지급되지만 완주군의 경우 셋째 아이를 낳으면 600만 원이 지급된다”며 “아이를 낳는 이유가 출산장려금 때문은 아니지만, 모든 임산부들이 동일한 혜택 속에서 건강히 아이를 출산할 수 있도록 통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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