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4-12-01 15:42 (Su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사회 chevron_right 사회일반
자체기사

전주 명물 ‘당근김밥’ 이제는 역사 속으로

전국적으로 유명세 떨친 전주 '오선모옛날김밥' 38년 간 영업 끝에 오는 30일 영업 중단
어머니 건강 문제 이유, 영업 중단 소식에 전국 각지서 마지막 ‘당근 김밥’ 먹으러 손님 몰려
각종 TV프로그램 출연 이후 전주 명물로 자리 잡아 많은 관광객 유치하기도
오선모김밥 사장 "스스로 휴식이 필요해"

38년 전 전주 주택가에서 영업을 시작해 전국적인 유명세를 탔던 전주 ‘당근 김밥’이 사라진다.

27일 이른 아침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솔솔 풍겨오는 전주시 삼천동 한 골목. 기자는 전주 맛집 중 하나로 꼽히는 ‘오선모옛날김밥’을 찾았다.  

김밥집 골목 앞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영업시작 시간인 오전 5시에 가게를 찾은 손님부터 영업 전인 오전 3시40분부터 가게 앞을 지키는 손님까지 있었다.

image
이달 30일 영업이 종료되는 '오선모옛날김밥'의 당근김밥을 맛보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 송은현 기자.

가게 내부는 더욱 북적였는데 손님들이 기다리는 줄이 세 바퀴를 돌아 건물 계단까지 가득 차 있었다.

이들이 꼭두새벽부터 모인 이유는 이 김밥집이 사장의 건강상 이유로 오는 30일 영업을 중단한다는 소식이 알려지고 나서부터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이 소식이 전국 각지에 퍼지면서 손님들이 마지막 ‘당근김밥’을 맛보기 위해 몰려든 것이다.

실제 가게에는 ‘허리 협착증 통증과 여러 군데 관절 통증이 너무 심해져서 더 이상 운영이 어렵다’며 ‘그동안 전국에서 찾아 많은 사랑 주셔 감사하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적혀 있었다.

‘오선모옛날김밥’은 지난 2015년 모 방송국 프로그램에 간판도 없는 주택가 김밥집으로 소개됐는데, 정성을 담은 식재료들과 당시엔 생소했던 ‘당근김밥’이라는 특별한 메뉴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탔다.

이 김밥을 맛보기 위해 전주를 찾는 이들이 있을 만큼 전주 명물로 자리 잡았고, 이 영향으로 당근을 주재료로 만든 김밥집들이 늘어나기도 했다. 

서울에서 당근김밥을 맛보러왔다는 이동일 씨(63)는 “서울에서 새벽 2시30분에 출발해 새벽 5시부터 기다렸는데 앞으로도 두 시간은 기다려야 할 것 같다”며 “인터넷에서 문을 닫는다는 소문을 듣고 그래도 맛보고 싶어 찾았다”고 설명했다.

대전에서 온 대학생 김태연 씨(22)는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 아쉽게 발길을 돌렸고, 삼천동 주민 김모 씨(30)는 “타 지역 손님을 위해 양보하겠다”며 가게를 떠나기도 했다.

김밥을 사서 나오며 이제는 더이상 당근김밥을 맛볼 수 없음을 아쉬워하는 시민들도 많았다.

서신동 주민 박모 씨(33)는 "7∼8년 전부터 자주 와서 사먹었는데 아쉽다"며 "이제 더 이상 먹지 못하기 때문에 새벽부터 기다려 구매하게 됐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선모옛날김밥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사회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