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범죄예방대응과 신설 및 2006년 사라졌던 형사기동대 부활 등 대규모 조직개편
현장서 인력 효과 미비 지적 및 부서 통폐합으로 인한 부서 변경 등 불만
강력 인력 일부 형사기동대 배치함에 따라 수사 공백 우려도
“임시방편 내놓은 상황, 장기간에 걸쳐 조직 개편 고민했어야”
경찰이 예방 중심의 순찰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한 가운데 전북경찰을 비롯한 일선 치안현장에서는 부족한 인력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며 개편에 냉소적 시각을 보내고 있다.
19일 경찰청 조직 재편안에 따르면 경찰청은 본청 뿐 아니라 각 시·도경찰청 등에서 관리·지원 인력 2900여 명을 일선 현장으로 재배치한다.
하지만 이 인원들은 지구대·파출소로 직접 배치되는 게 아닌 각 시·도경찰청에 설치되는 기동순찰대에 배치돼 다중밀집장소 등 범죄취약지 등에서 순찰을 하게 된다.
또 경찰청은 각 시·도청과 경찰서 강력팀에서 형사들을 차출해 1300여 명 규모의 권역별 형사기동대를 운영할 예정이다.
형사기동대는 1999년 기동수사대로 바뀐 후 2006년 광역수사대로 흡수됐다. 부활하는 형사기동대는 수사와 순찰을 병행하며 필요시 조직범죄 수사에도 투입될 예정이다.
정보 경찰관의 경우 시·도경찰청 별로 통합돼 광역단위 정보활동 체제로 운영되며 검찰로부터 수사 종결권을 넘겨받으면서 강화했던 수사심사과도 3년 만에 폐지 수순을 밟는다.
이같은 경찰청의 조직 개편에 도내 일선 경찰관들 사이에서는 각종 혼선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경찰관은 “지구대, 파출소에서는 순찰 외에도 사건 발생 시 초동 조치를 하는 만큼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데 이번 재편에서는 인력 충원 내용은 없어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닌 것 같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또 다른 경찰관은 “이번 재편안에서 내근직들을 외근직으로 보내기 위해 일부 부서들을 없애고 통폐합했는데 하루아침에 다른 부서로 발령이 나면 업무 적응과 숙지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어 혼란이 불가피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강력팀 인력 일부를 감축해야 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강력범죄 대응 및 수사 공백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도내 경찰서 강력팀 형사는 “형사기동대를 부활시켜 우범지역에서 예방활동을 전개한다고 했는데 그렇다고 해서 관련 범죄가 하루아침에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오히려 강력 인력을 감축시킴으로 인해 관련 수사 처리가 더디게 되는 등 수사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이번 경찰 재편에 있어 구체적인 각 경찰서별 인력 배치 등에 대한 세부 운영안이 없어 너무 성급한 발표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특히 대규모 조직이 개편되는 만큼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조직 진단을 진행했어야 하는데 한 달여 시간만 들여 재편안을 발표한 만큼 졸속 개편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박종승 전주대학교 경찰학과 교수는 “기동순찰대나 형사기동대 등 신규 부서를 만들게 되면 관련 순찰차 배치, 사무실 구성 등을 해야 하는데 이러한 것들에 대한 준비도 없이 진행된 것 같다”며 “인력을 현장에 배치하게 되면 그로 인한 기존 업무 공백이 충분히 생길 수 있는 만큼 조직 재편을 위해 충분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번 재편안은 본질적으로 임시방편을 내놓은 것이다”고 꼬집었다.
한편 경찰청은 다음 달 국무회의를 거쳐 직제를 개정해 제도 보완에 나선 뒤 경무관 이상 인사를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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