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동아리, 과 모임대신 2~3명 친구 모임 선호, 막걸리, 잔디밭 '라떼문화' 기피
대학상권도 단체 모임 찾아보기 힘들어, 소통과 공감문화 아쉬운 목소리도
“선배들과 어울리는 것이 어색하고 어려워요. 친한 동기나 동네 친구들을 만나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 좋아요”
26일 전주시 금암동 전북대학교. 올해 대학교에 입학한 김민규 학생(20)은 얼마 전 다녀온 신입생 환영회를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겨울의 추위가 물러가고 따스한 봄 햇살이 내리쬐는 날씨에도 등교하는 학생들의 시선은 스마트폰에 고정돼 있었다. 잔디밭에 앉아 막걸리를 마시는 일도 이제는 촌스럽고 오글거리는, '라떼' 문화가 된지 오래다.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는 데 익숙해진 최근 대학생들이 단체 활동에 어려움을 느끼면서, 동아리나 과의 단체 모임보다 소수의 친한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을 더 선호하는 등 캠퍼스가 변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개인주의 시대와 더불어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더욱 심화되고 있다.
전북대학교 총학생회장 정태현 씨는 “학생들의 가치관이 변하고 있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며 “대학로 상권도 요즘은 단체보다는 소수를 타겟으로 한 식당과 술집들이 인기가 많다. 과거처럼 동아리, 과모임 처럼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 있는 주점들은 사라지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앞서 방문한 전주시 효자동 전주대학교. 대학로에는 이미 많은 식당과 술집들이 폐업한 상태였다. 현재 영업 중인 곳들 역시 손님들이 전처럼 오지 않아 업주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대학로에서 6년 동안 식당을 운영한 김모 씨(64)는 “보통 3월에는 학과 개강총회와 동아리 단체 손님 등으로 눈코 뜰새 없이 바쁘게 지냈다”며 “올해는 단체 손님이 지금까지 한 팀도 없어서 월세도 못낼 지경이다”고 가게 운영에 어려움을 토로했다.
전북대학교 사회학과 최우영 교수는 “2000년 대 이후, IMF를 겪고 난 다음부터 평생직장의 개념이 약화되고 경쟁 역시 치열해졌다”며 “이런 상황에서 ‘함께한다는 것’보다는 개인적인 자기개발과 성취 목표 달성이 최우선의 가치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대의 흐름 자체가 경쟁 지향적이고 팍팍하다보니 대학조차도 ‘소통과 공감의 장’의 기능이 약화된 것으로 보이는데, 캠퍼스 문화가 사라진것 같아 아쉬운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최동재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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