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소방본부 감찰팀 소속 '변호사 소방관' 제도 수년째 단기 근무 후 퇴사
최근 채용 변호사도 6개월 근무 후 퇴사, 변호사 자격증 있는 소방관 채용 제도로 소방경 임명
직원 법적 자문 등 업무,잦은 퇴사로 내부에선 '무의미'한 제도 인식
소방관들의 법적 자문 등을 위해 선발하는 ‘변호사 소방관’ 제도에 대한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적은 연봉 탓에 ‘변호사 소방관’들이 입사하자마자 퇴사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고 현실에 맞지 않는 제도로 내부에서는 ‘무의미’하다는 인식이 파다하기 때문이다.
23일 전북특별자치도소방본부에 따르면 ‘변호사 소방관’이라고 불리는 법무분야 소방공무원직이 지난 2016년부터 도입됐지만 짧게는 6개월, 길게는 2년 정도만 근무하고 사직서를 내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
먼저 2016년 7월 첫 입사자가 이듬해인 2017년 9월 퇴사했다. 이후 소방은 채용 공고를 냈지만 적임자를 찾지 못하다가 2018년 합격자가 나왔다.
그러나 합격했던 A씨는 합격 이후 지원 자체를 취소했다. 2018년 소방은 수차례 모집 공고를 냈지만 채용에 실패했다.
2019년 상반기에 합격한 B씨는 2년여를 근무한 뒤, 2021년 3월 퇴직했다. 소방은 2021년과 2022년에도 수차례 모집 공고를 냈지만 채용자는 없었다.
지난해 1월 입사한 C씨는 6개월 만에 퇴직했다. 도 소방본부의 ’변호사 소방관‘은 현재까지 공석 상태다.
’변호사 소방관‘ 제도는 소방활동에서 일어날 수 있는 법률 자문과 소송 등의 업무를 맡기기 위해 변호사 자격을 갖춘 자를 채용하는 제도로, 채용될 시 소방경(6급)으로 임용된다. 소방관들이 법정 소송 등에 휘말렸을 때나, 각종 사업을 추진할 때 법률 자문을 담당함으로써 비용 문제, 직원 사기 증진 등에 도움이 된다.
소방의 경우 변호사 자격증이 있어도 급여에 큰 차이를 두지 않는다는 점이 구인난의 큰 문제점으로 꼽힌다.
2024년 기준 ’변호사 소방관‘으로 채용될 시 받게 되는 소방경 1호봉의 한 달 기본급은 253만 1400원으로 연봉으로는 3037만원이다. 내근직인 ’변호사 소방관‘은 추가 수당 등을 받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또 과거에는 사법고시를 통과한 소방령(5급)으로 임용됐으나, 로스쿨 제도 도입으로 소방은 임용 계급을 한 단계 낮춘 상태다.
올해 상반기 전국의 ’변호사 소방관‘ 채용 수는 총 11명으로, 지역 근무가 선호되지 않는 상황에서 지역소방본부들의 인원 보충 여부는 불확실하다.
이처럼 소방관들의 법적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도입된 해당 제도가 ’무의미‘한 제도로 후퇴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현실에 맞는 제도적 보완이 요구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전북도교육청의 사례는 눈여겨 볼만하다.
수년 동안 기간제 변호사 채용에 골머리를 앓던 도교육청은 최대 1억 25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는 억대 연봉으로 처우개선을 했고 올해 지원자가 11명으로 늘어났다. 이는 전국 시도교육청 중 가장 높은 보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소방본부 소속 한 소방관은 “모든 행정이 법적 기반을 가지고 추진돼야 하는 상황에 실질적 법을 교육받고 자격이 있는 사람이 자문을 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도 “현재 채용되는 분들의 급여가 높지 않다. 대부분 명예나 소방관에 대한 이미지를 보시고 입사하는데 급여와 복지부분에서 많은 차이가 나기 때문에 채용하기 쉽지 않다. 현재 전북본부의 경우 외부인력에게라도 자문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에 세 분의 자문위원을 선정했지만, 직원들의 사소한 고충까지 법적자문을 받기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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