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간의 연휴 끝, 헤어짐 아쉬움 안고 다시 일상으로
추석 연휴 뒤 17일부터 18일 오후까지 귀경 이어져
고속, 시외버스 터미널, 기차역 등 환송객 아쉬움 달래
18일 오후까지 고속도로 귀경 차량 정체행렬 이어져
“연휴가 길었던 탓인지, 아쉬움이 더 크게 남네요.”
닷새간의 추석 연휴에 들뜬 마음도 잠시, 긴 연휴를 가족과 함께 보내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아쉬움은 귀경 행렬에 그대로 묻어났다.
18일 오후 3시 전주시 우아동 전주역에는 연휴 마지막 날 임에도 일상으로 복귀하는 귀경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체감온도 40도가 넘는 더운 날씨에 대합실 에어컨 앞은 귀경객들이 몰리면서 더 북적였다. 귀경객들은 한손에는 캐리어 가방을 끌고 한손에는 정성스레 싼 보자기를 들고 연신 손목시계를 들여다봤다. 자매지간인 듯한 두 여성이 손을 잡고 놓지 않고 있었다. 두 사람중 한 명은 “아프지 말고”를 말하며, 잡은 손을 놓지 못했다.
기차 시간이 다다르자 떠나는 이는 “시간내서 또 올게”라며 아쉬운 발걸음을 옮겼고, 남은 이는 떠나는 가족을 아련하게 지켜봤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는 김나연 씨(34·여)는 “코로나 기간동안 명절에 고향을 찾지 못했는데, 이번 추석은 연휴 기간도 길고, 간신히 기차표를 구해 전주를 찾았다”며 “3일 동안 부모님과 맛있는 것도 먹고 영화도 보며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이제는 돌아가야한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크지만, 지난해 아프셨던 부모님의 건강해지신 모습을 보고 가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고, 부모님께 자주 찾아뵙지 못해서 죄송한 마음이다”고 아쉬워했다.
앞서 17일 오후 2시 전주시 금암동 전주시외버스터미널은 이른 귀경을 하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그 중 서울과 경기 지역 등에 있는 자녀의 집에 다녀온 역귀성객들도 눈에 띄었다.
추석을 맞아 경기 안산에 있는 아들 집에 다녀왔다는 김순옥 씨(68)는 “오랜만에 아들, 며느리와 손자들을 보고 와서 행복했다”며 “매년 훌쩍 커있는 손자들의 모습을 보면 기쁘지만, 아들 집에서 괜히 불청객이 된 것 같아 서글픈 마음이 들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승객들은 긴 이동시간에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하지만 대합실 한 켠에 앉아 가족들과 찍은 사진을 바라보고 있는 한 할머니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같은날 오전 11시 전주시 금암동 전주고속버스터미널 역시 귀경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터미널 내 카페와 편의점도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 차 문 밖까지 대기 줄이 이어졌다.
경기도 성남에서 온 김나영 씨(21)는 “부모님 회사 일정 때문에 오늘 올라가기로 했다”며 “올해 추석은 너무 더워서 대부분 시간을 가족들과 함께 집에서 보냈는데, 정말 행복했다”고 말했다.
명절 고향 방문 대신 여행을 즐긴 관광객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명절을 맞아 제주도에서 전주로 여행을 왔다는 강재관(65), 김영아(64) 씨 부부는 “이번 추석에는 퇴직 기념 여행 삼아 전주에 방문했다“며 "여수에서 전주로, 이제 광주로 넘어가 제주로 돌아갈 예정이다. 아들 내외가 여행비를 모두 부담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면서 웃음지었다.
귀경이 시작된 17일부터 18일까지 전북지역 곳곳 기차역과 버스터미널에는 가족과 반가웠던 만남을 뒤로한 채 일상으로 복귀하는 발길이 이어졌다.
한국도로교통공사 전북본부에 따르면 가장 많은 귀경 차량이 몰린 추석 당일에는 전주에서 서울까지 최대 8시간이 소요됐다.
도로공사 전북본부는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에만 25만 3000대의 차량이 전북을 빠져나갈 것으로 내다봤고, 이날 오후 3시 기준 차량 11만 8000여대가 전북을 이미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했다.
고속도로 정체는 귀경이 시작된 17일 한때 전주에서 서울까지 5시간 이상 걸리던 시간이 17일 밤 늦게부터 점차 풀리면서 18일 오후 3시 기준 전주나들목에서 서울요금소까지 평소보다 40분 가량 증가한 3시간 10분이 소요되고 있다.
최동재 기자, 김문경·문채연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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