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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호·김환기·이중섭도 거쳐간 '대한도기'의 그림접시···전시 공간 절실

1950-1970년대 부산의 대표적인 도자산업체 '대한도기'
김은호·김환기·이중섭·변관식...당대 최고 화가 작품 활동
"대한도기 역사적 사실, 도자 회화 콘텐츠 재조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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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도기 핸드페인팅 접시 작품/사진=노암문화재단

남원의 한 수장고에 보관 중인 도기 작품 2만 5000여점이 전시 공간을 찾지 못한 채 오랜 기간 사장되고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곳에 보관 중인 작품들은 대부분 '대한도기'에서 제작됐다. 1950-1970년대 부산의 대표적인 도자산업체였던 대한도기는 피란 화가들의 구명줄이었다.

'색채의 마술사' 전혁림,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김환기 등 당대 최고의 화가들이 6.25 전란을 피해 부산에 위치한 대한도기에서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20일 영도문화원 ‘대한도기 흔적찾기’ 연구 자료에 따르면, 대한도기는 기계 설비를 갖춘 근대적 도자 산업체였다. 대한도기는 전쟁 피란지라는 특수한 환경으로 인해 화가들의 필체가 반영된 독특한 계열의 자기가 일정 기간 생산됐다.

당대 화가들에 의해 탄생한 도자 회화 작품은 백토에 그림을 그린 후 구워낸 항아리와 30cm 이상의 대형접시로 구분된다. 현재 남아있는 작품은 대체로 대형접시이며, 이는 ‘핸드페인팅 접시’. ‘그림접시’로 널리 알려져 있다.

당시 UN군이나 외국 사절들에게 선물로 제공되던 이 접시는 한국적 미감을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전쟁이 끝나며 화가들이 흩어지고, 회사의 생산 수준이 저하되며 쇠퇴의 길을 걸었다.

당시 활동했던 대표적 인물로는 김은호, 김학수, 김환기, 이규옥, 이중섭, 변관식, 전혁림, 황염수 등이 있다. 영도문화원은 연구 자료에서 자신의 호를 명확히 사용한 ‘소정’의 변관식이나 ‘윤재’의 이규옥 외, ‘달’은 월전 장우성, ‘환’은 김환기, ‘봉’은 김서봉, ‘장미’는 황염수의 것으로 추정했다.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노암문화재단 최정근 이사장은 “20여년 전 도자화가 지닌 작품성과 역사적 사실에 공감해 수집을 시작했다. 현재 국내 도자 회화 작품 80~90%는 제가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작품들이 많은 이들에게 공개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현재 이 작품들은 전시 공간이 없어 긴 시간 외부에 공개되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대한도기 관련 연구를 이어온 문화기획자 이일록 씨는 “대한도기의 역사적 사실과 더불어 그곳에서 생산된 도자 회화라는 콘텐츠를 재조명 할 필요성이 있다”며 “전시 공간을 마련해 많은 사람들이 당대의 거물 화가들에 의해 제작된 도자 회화 작품을 접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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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도기 #피란 #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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