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보훈(護國報勳)의 달을 기리며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호국보훈(護國報勳)이란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순국선열(殉國先烈)과 호국영령(護國英靈)의 숭고한 넋을 기리고, 그에 보답한다는 뜻이다. 단군 이래 반만년의 한반도 역사 안에서 이 땅을 지키기 위해 희생하신 영웅들은 수없이 많다. 이순신 장군이나 강감찬 장군같이 후세의 우리들이 기억하고 있는 위인들은 물론 일제에 항거했던 독립운동가와 6.25 전쟁, 연평해전 등 전투에서 산화한 장병들, 그리고 외세의 침략에 맞서 무명치마폭으로 돌을 날랐던 분들 모두 순국선열이자 호국영령들이다. 보훈이란 과거 선열들의 숭고한 헌신을 현재에 영광스럽게 재현하고 미래 공동체 발전의 비전을 제시하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세계 각국은 국가의 기반이 되는 민족의식과 자긍심 고취를 위한 국가보훈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국민에 대한 의무와 책임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보훈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공헌한 이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기리기 위한 다양한 보훈행사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1963년 처음 호국보훈 달 지정 이후 매년 6월 범정부 차원의 보훈행사를 적극 시행하고 있으며, 특히 작년 6월 5일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이자 모든 국민의 숙원이었던 국가보훈처의 ‘국가보훈부’ 승격이라는 경사도 있었다. 1961년 군사원호청이 설치된 이래 62년만에 부(部)로 승격된 것은 대한민국 국가보훈 체계의 위상뿐 아니라 유공자와 그 유가족들에 대한 예우가 한층 더 높아진 뜻깊은 일이며, 이를 국정과제로 추진한 대통령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작년 6월 윤석열 대통령은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을 마치고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대간첩 작전 전사자 묘역을 방문한 바 있다. 그리고 “제복입은 영웅, 그리고 그 가족들이 국민으로부터 존중받고 예우받는 보훈 문화를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라며, 6.25 전쟁 참전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에 걸맞은 존경심과 상징성을 담아 제작한 ‘영웅의 제복’ 수여행사도 주관하였다. 또한 올해 국가보훈부는 나라를 위해 복무하다 꽃다운 나이에 생을 달리한 군인, 경찰, 소방관, 교정공무원 등 총 1만 6419명의 희생을 널리 알리고 기억할 수 있도록 매년 4월 넷째주 금요일을 ‘순직의무군경의 날’로 지정하였다. 순직의무군경 대다수가 젊은 나이에 사망한 미혼이기에 그들의 부모가 세상을 떠나고서도 이들의 호국정신을 후대에 널리 알리기 위하여 국가가 직접 나선 것으로, 그 의미가 더욱 크다고 생각한다. 호국보훈의 정신은 현재를 사는 우리뿐 아니라 다음세대까지 이어져 내려가야 한다. 국가가 없는 국민은 있을 수 없듯이, 우리는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선열들의 숭고한 넋을 기리고 그에 보답한다는 마음을 항상 견지하여야 한다. 우리들이 할 수 있는 보답이란 부담스럽고 거창한 것이 아니다.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에 대한 존경심을 바탕으로 한 작은 실천에서부터 시작하면 된다. 현충원, 호국원 등 국립묘지나 충혼탑에 방문하거나 국경일 각 가정에서의 태극기 게양, 국민의례 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진심어린 묵념 등은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보훈활동이다. 제69회 현충일을 맞이하여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 부당한 권력에 맞서 민주화를 위해 희생하신 모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 민주투사분들께 머리숙여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그러한 희생과 헌신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나라를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아끼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먼저 실천하고 행동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나경균(새만금개발공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