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서크기의 화폭위에 그려진 그림들.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 96명이 참여한 작은 그림잔치가 열리고 있다. 전주 얼화랑이 기획, 지난해 연말부터 새해 1월 10일까지 열고 있는 1호 그림전은 그림으로 표현하는 언어의 다양성과 형식의 새로움을 한곳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회다.
‘20세기를 보내며 21세기를 여는 1호 그림전’의 의미를 담은 이 전시회는 해마다 열화랑이 기획해온 ‘띠전’을 폭넓은 내용으로 확대한 것이다. 여느해보다 많은 작가들이 참여한 것이나 더욱 다양해진 표현과 실험의식의 풍성함이 관객들에게는 보는 즐거움을 충분히 안겨준다. 대부분이 20-30대의 젊은 작가들이지만 중견작가들도 신선한 기획전에 참여했다.
엽서크기의 1호 화폭에 담아낸 작품들이 주는 이미지는 뜻밖의 새로움. 작가들은 정작 엽서크기에 제한된 화폭을 형상화해내는 일이 쉽지 않았다고 밝히지만 자유로운 형식에의 시도나 응축된 표현언어가 기존의 전시회에서 만날 수 있었던 그림과는 또다른 새로운 감동과 이미지를 전한다. 수묵에서부터 오브제까지, 혹은 한지부터 나무나 동판까지 다양한 형식과 재료를 활용한 이들 작품들은 그림을 읽어내는 틀에 박힌 방법에 새로운 방식을 제안한다.
미술품의 대중화를 겨냥한 탓인지, 각 작품마다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알맞는 공간을 선택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긴하지만 서로 어울어져 있는 그 자체로도 나름대로의 새로움은 있다. 1호 그림들이 지닌 특징은 대상의 구체적인 표현보다는 전체적인 이미지가 강조된 것. 색채의 다양성이나 형식에의 새로운 선택은 그래서 더욱 눈길을 모은다. 젊은 세대들의 자유로운 표현들이 전체적으로 다양성을 강조하지만 중진 중견작가들의 중후한 언어도 이들과 조화를 이룬다. 김문철 유휴열 이상찬 이성재 이철량 이성재 국승선 강정진 서일석씨 등 40-50대 작가들도 1호 그림전의 재미있는 발상에 참여했다.
작품 가격도 미술품 대중화를 위해 낮게 책정. 액자를 포함한 가격이 10만원에서 20만원선. 일반 관객들도 마음만 먹으면 한작품쯤은 구입할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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