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전 29일부터 12월 8일까지 '사진공간 눈'
에코시티 건설 위한 부대 이전으로 흔적만 남음 옛 35사단 풍경 담아
10년 전 에코시티 건설을 위한 부대 이전으로 병영문화의 흔적만 남은 옛 35사단, 사라지는 것의 쓸쓸함과 공허가 빚어내는 소멸과 폐허의 아름다움이 흑백 사진으로 소환됐다.
덕진동 호반촌에서 전주사진책도서관과 갤러리 사진공간 눈을 운영하고 있는 박찬웅 사진작가가 35사단의 10년 전 흔적을 기록한 사진집 <제35보병사단>(도서출판 윤진)을 출간했다. 사진집에는 병영 생활과 군사 문화의 흔적이 100여점의 흑백 사진으로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다.
박찬웅 사진작가는 책으로 출간한 100여점의 사진 가운데 20여점을 29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사진공간 눈’에서 전시한다. 출간기념회 및 오픈식 30일 오후 3시.
사진작품들은 35사단의 임실 이전 후 철거를 앞둔 2014년 2월에 텅 빈 병영 문화의 공간들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담담하면서도 서정적으로 담아냈다. 작가는 사진의 대상이 군사 시설이었던 점을 감안해 10년 동안 밀봉해 두었다가 드디어 세상에 꺼내 놓았다.
그가 포착한 풍경들은 35사단 정문에서 차츰 부대 안으로 이동하며 관찰자의 시점을 일관되게 보여준다. 정문과 연병장, 막사와 창고, 초소와 경비실, 내무반 등 병영시설을 순차적으로 기록하고 있다. 또 관사와 아파트, 구내식당과 농구장, 전화 부스와 어린이 놀이터 등 병영 생활 전반을 보고하고 있다.
김혜원 한국이미지언어연구소 교수는 “박찬웅의 병영 사진을 지배하는 것은 시적, 서정적인 이미지들이다. 이러한 시적, 서정적 정조는 우리가 지각할 수 있는 사물의 물질성 등을 포착한 이미지들에서 더욱 고조 된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에코시티 건설을 위해 공동화된 35사단에서 그 역사와 구조와 생태를 기록한 사진 보고서로 사진의 힘과 기록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며 사진의 의미와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박찬웅 사진가는 작업노트를 통해 “과거는 기억으로 쌓여 역사가 된다”며 “나의 사진은 그 대상의 기록으로 그 대상이 그때 그곳에 있었지만 지금은 여기에 없음, 그것이 존재-했음을 이야기 할 뿐”이라고 밝혔다.
박 작가는 김제 출생으로 홍익대 산업미술대학원에서 사진디자인과 석사를 취득했다.
개인전 '정미소', '소멸의 얼굴 정미소', '신비의 땅 코커서스' 등을 열었고, 2014년 제25회 전주시예술상과 2015년 녹조근정훈장을 수상했다.
현재 한국사진작가협회, 우리문화사진연구회, 가톨릭미술가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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