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에 벤처기업을 도와줄 천사(엔젤)가 없다.
주식시장에는 돈 몰리고 있지만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는 외면돼 독특한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성공에 도전하는 도내 벤처기업들이 성장할 토양이 조성되지 못하고 있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전국에는 서울·경기·부산·대구·대전·충북·강원·광주 등 8개지역에 모두 16개 엔젤클럽이 결성돼 있으며 소규모 ‘동아리형 엔젤클럽’을 포함하면 엔젤클럽은 1백여개에 이른다.
엔젤클럽은 중소·벤처기업중 성장가능성이 높고 투자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기업들을 발굴해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의 모임으로 운영은 주로 상공회의소나 지방자치단체 등이 맡고 있다.
도내의 경우 지난해 전북지방중소기업청이 전북도와 상의(商議) 등 유관기관, 대학 등의 참여속에 엔젤클럽 결성을 추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전북도도 지난해 7월 산학연 컨소시엄사업 발표회와 12월 중소기업 EXPO행사때 기술·엔젤라운지를 운영했지만 지역내 투자자들의 호응은 썰렁했다.
도내 밴처기업들이 엔젤들을 찾기 어려운 것과 달리 도내 주식시장은 투자자들로 성황이다. 모증권사 전주지점의 경우 지난 97년 4천2백억원이었던 연간 주식거래대금이 98년 5천억원으로 증가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무려 1조 9천8백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코스닥 거래대금도 4천2백억원에 달했다.
주식시장 활황과는 정반대의 썰렁한 도내 엔젤투자 분위기는 기술력 하나만으로 성공도전을 꿈꾸는 벤처기업들의 사업의욕을 꺾는 요인이 되고 있다.
최근 중국에 연간 3백만달러상당의 수출계약을 체결한 전주창업보육센터내 의료기기 생산업체 K사는 제품 대량생산에 필요한 자금난을 겪고 있지만 엔젤들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올해 70∼1백억원상당의 수출을 계획중인 남원소재 배터리 생산업체 P사도 원부자재 구입자금 확보를 추진중이지만 도내 투자자들의 관심은 썰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엔젤투자분위기 침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제대로 성공한 기업이 없는 지역경제 현실, 모험에 적극적이지 않은 지역성향, 엔젤투자에 대한 홍보부족 등을 들고 있다.
엔젤투자 분위기 침체에는 기업 탓도 크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엔젤들의 투자를 유인할 만큼 특출한 기업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한다.
중진공 전북지역본부 관계자는 “투자엔젤들은 투자후 2∼3년내 주식시장 상장 가능성과 주식의 가치상승 여부를 가장 큰 투자요인으로 꼽는다”며 “이같은 엔젤 특성에 벤처기업들도 적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전북도와 전북지방중소기업청은 올해에도 유망 벤처기업을 도울 엔젤클럽 결성을 적극 추진할 계획으로 알려져 도내 엔젤클럽 결성 성공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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