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필의 자유로움과 율동을 실험하며 전통 회화의 세계를 새롭게 열어가고 있는 젊은 한국화가 임향씨(28)의 수묵전이 28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해 열린 전라한국화제전에 가장 어린 나이로 초대받으면서 화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임씨의 첫번째 개인전이다.
화선지의 먹 번짐이나 물질, 색채가 아닌 붓놀림과 터치만을 이용해 수묵의 활달한 표현성을 담은 작품들을 선보이는 자리다. “처음에는 끝없이 움직이는 신체의 생명력을 연하고 까만 먹빛과 모필의 움직임만으로 그리려고 했어요. 하지만 필력이 엮어내는 한국화의 독특한 손맛을 내기에 역부족이라는 것을 깨닫고 붓놀림의 가장 단순한 표정들을 집약하는 작업에 몰두하게 됐지요”.
그동안 줄곧 수묵작업을 주도해왔지만 이번 전시된 작품은 생명의 세계를 탐닉하는 붓질에 관심을 가진 임씨의 작업세계가 1년 사이에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음을 보여준다.
초기작인 ‘수 시리즈’는 희로애락의 감정에 얽히고 교차하는 인간의 군상들을 수묵과 모필의 자율로 소화해냈다면 올해 작업했던 ‘생의 자율’은 단순한 붓의 움직임에 자신의 호흡과 표현의지를 담아낸 것.
80년대부터 수묵운동을 주도해오면서 이지역 젊은 작가들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이철량 교수(전북대)는 “한국화와 서양화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현실속에서 수묵의 전통의식을 잃지 않고 표현방법을 새롭게 하려는 임씨의 실험의지가 돋보인다”며 “단순히 수묵을 새롭게 했기보다는 현대미술로 끌어냈다는 점을 주목할만하다”고 평가했다.
임씨는 전주대와 전북대 대학원에서 공부했다. 지난해에는 전북일보가 주최하는 전라한국화제전에 최연소 작가로 초대돼 관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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