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의 세월 속에 탄생된 괴테의 파우스트가 완성되던 1831년 당시 20세로 19세기 낭만파의 큰 흐름을 타고 있던 리스트는 ‘파우스트’와 극적인 만남을 갖게 된다.
어느 날 우연히 친구 베를리오즈(7년 선배)를 찾아간 리스트는 그로부터 ‘파우스트’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들었고 다시 26년이 흐른 1857년, 새로운 장르의 ‘파우스트교향곡’을 완성하였다.
시적인 또는 회화적인 내용을 자유롭게 표현한 단 악장의 관현악 곡 형태인 교향시를 창안한 리스트는 관현악영역 속에 문학을 깊숙히 뿌리 내린 음악가로서 ‘파우스트’ 또한 그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음은 너무도 분명하다.
‘파우스트교향곡’은 교향시 적인 요소를 포함하는 동시에 고전적인 교향곡에 이를 접목함으로서 새로운 형태의 교향곡으로 탄생되었다. 3개의 악장에 각기 파우스트, 그레트헨, 메피스토펠레스 등 세 인물의 이름을 내세워 서로 다른 성격을 묘사해 놓았기에 “괴테에 의한 세 사람의 성격묘사”라는 부제를 달고 있으며, 3년 후 세부적인 보완과 함께 종말 합창을 덧 붙여 더욱 풍성한 곡으로 만들어 놓았다.
1악장 “파우스트”에서는 5개의 서로 다른 주제가 출현하여 파우스트의 성격을 묘사한다. 호기심, 고독, 야망, 고뇌 그리고 마지막 선율은 트럼펫으로서 용기와 영웅심을 나타내며, “그레트헨”의 2악장에서는 숨결하고 사랑스런 그녀의 모습이 플륫과 클라리넷으로 표현된다. 특히 많은 여성 팬을 몰고 다녔던 여성 편력가 리스트는 여기에서 자신의 러브스토리를 맘껏 발휘하여 1악장에서 보여주었던 파우스트의 선율과 함께 사랑의 찬미가를 표현 해 놓았다. 알레그로 비바체로 시작되는 3악장 “메피스토펠레스”는 악마적인 날카로운 화성과 여러 형태의 변형으로서 어쩌면 가장 리스트 적인 수법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에 첨가된 합창은 숭고한 영혼의 소유자 그레트헨이 하늘의 구원을 받아 승천하는 내용과 천국을 묘사하는 음악, “신비한 합창”으로서 끝맺음을 하게된다.
이 합창은 중세 때부터 불렸던 선율로 루터가 편곡해 놓은 코랄 “그리스도는 부활하셨다”를 모델로 쓰여졌으며 슈베르트, 슈만, 말러에 의해서도 같은 제목의 합창곡이 만들어져 있다.
/음악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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