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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한가위] 정겨운 우리고장 추석 세시풍속



세시풍속은 ‘내’가 아닌 ‘우리’를 돌아보게 한다. 흥겨운 세시풍속놀이 마당은 가족과 또래, 나아가 낯선 타인과도 하나가 되는 체험의 장이다.

 

결실의 계절 가을과 함께 찾아오는 추석을 맞이하면서 차츰 잊혀져만 가는 우리 풍속을 돌아보며 예와 지금, 나와 가족, 전통과 미래의 연결고리를 되새겨 보는 일도 의미가 있을 법하다.

 

새 곡식이 익고 추수가 멀지 않아 사람들 모두가 닭고기·막걸리 등으로 이웃들과 실컷 먹고 취아며 즐기니 ‘5월농부 8월신선’이라고 칭했던 추석. 이때 이뤄진 호남지역 특유의 민속놀이가 바로 ‘강강술래’다.

 

음력 8월 대보름날 밝은 밤에 곱게 단장한 부녀자들이 수십명씩 일정한 장소에 모여 손에 손을 잡고 원형으로 늘어서서 ‘강강술래’노래를 부르며 빙글빙글 돌면서 뛰어노는 놀이.

 

이놀이는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왜병에게 해안을 경비하는 아군이 많아 보이게 하고 또 적군이 해안에 상륙하는 것을 감시하기 위해 창안한 것에서 비롯됐다. 이때 부녀자 수십명이 떼를 지어 해안 근처의 산에 올라 곳곳에 불을 놓아 돌면서 강강술래 노래를 부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강강’의 강은 주위란 뜻으로 호남지역 사투리이며 ‘술래’는 순찰에서 온 말로 ‘경계하라’는 뜻을 지녀 ‘주위를 경계하라’는 하나의 경계적 의미로 씌였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금은 사라진 ‘반보기(中路相逢)’도 추석을 전후로 이뤄진 풍속이다. 시집간 딸과 친정부모들이 시집과 친정의 중간부분에서 어머니와 딸이, 또는 사돈끼리 만나는 풍속.

 

이날 서로 장만해 온 음식을 나누어 먹으면서 서로의 집안 안부와 그간의 이야기를 하면서 하루를 즐기다 저녁무렵에 헤어진다. 교통이 발달한 요즘에는 불필요 해졌지만 교통이 불편하고 시집간 딸의 ‘친정나들이’가 엄격히 제한된 시절에는 꼭 필요했던 년중행사였다.

 

‘올벼이바지’는 추수가 끝나면 햅곡식으로 술과 떡을 만들어 먼저 시부모에게 올리고 친정부모에게 가져다 드리는 세시풍습. ‘조상단지 쌀갈기’는 햇살을 수확해 집안에 모셔둔 조상단지(조상님, 제석, 부르단지 등도 동의어)에 담아 두는 풍습으로 풍년을 기원하는 농경신앙과 장손집에만 모셔진다는 조상숭배성, 술과 고기는 바치지 않는다는 불교적 요소가 결합돼 있다.

 

고창군 죽립 송암마을에서는 이른 벼를 나락째 쪄서 첫곡식을 조상선영에 바치는 ‘올기심리’가 요즘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밖에도 달마중과 뱃고사 등 여러가지 세시풍습이 행해지지만 각 지역별로 왕성하게 벌여지는 것은 ‘팔월난장’. 얼마전까지만해도 완주 봉동 구미리와 순창 구림 등 도내 곳곳에서 추석전 읍내에 난장이 틀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송아지 한마리를 걸어놓은 씨름과 농악, 야바위 등 풍성하고 신명나는 잔치가 벌어졌다.

 

김성식 도립국악원 학예연구실장은 “추석은 설날이나 정월대보름처럼 공동체의식보다는 차례 등 가택신앙이 중심이 되는 명절”이라며 “다양한 민속놀이 보다는 풍년과 가정의 안녕을 기원하는 풍속이나 난장 등이 열렸지만 요즘에는 점차 사라지고 있어 아쉬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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