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윤이상은 한국은 물론 아시아를 대표하는 위대한 음악가입니다. 이번 소리축제가 윤이상선생의 작품세계를 새롭게 다지는 공식적인 선언의 장이 됐으면 합니다”
전주세계소리축제가 후반으로 접어든 18일, 소리전당 모악당에서 펼쳐진 윤이상스페셜에는 특별한 손님이 초대됐다.
중앙대 국악대학 노동은학장. 한국근대음악사와 북한음악연구에 몰두한 그는 지난 98년 평양에서 열린 윤이상통일음악회의 남측조직위원장을 지낸 윤이상연구가이다.
그는 또 익산에서 태어나 남성중·고를 졸업한 전북출신이기도 하다.
“윤이상선생은 남북한 음악교류의 코드이기도 합니다. 생전 음악 속에 민족동질성과 인간성회복이라는 주제를 담아냈던 윤이상선생은 저승에서도 큰일을 하시는 분입니다. 음악에는 정치와 이념을 넘어서는 큰 힘이 있기 때문이죠”
노교수는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지역적으로 특별한 연고가 없는 윤이상의 음악세계를 조명하는 것처럼, 그와 특별한 인연을 맺지 않았으면서도 지난 80년대부터 윤이상연구에 천착해왔다.
“지난 80년대만해도 북한을 오가는 윤이상선생에 대해 편견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윤선생을 친북인사로 분류하는 분위기였죠. 하지만 한국음악사를 연구하는 학자의 양심을 걸고 ‘윤이상바로알기’에 매달렸어요”
노교수는 그에 대한 연구는 깊었지만 지난 90년 평양과 서울에서 열린 범민족통일음악회에서야 윤이상을 처음 만났다고 한다. 그는 “당시 윤선생과 남북 음악인이 합동연주회를 열자고 손을 맞잡았지만 지난 95년 준비위원장이던 그가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윤선생이 없는 통일음악회를 치러야했다”면서도 “앞으로도 그의 음악적 고리는 남과 북을 잇는 가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교수는 “윤이상선생의 작품을 조망하는 소리축제를 찾게 돼 범민족통일음악회 당시의 벅찬 감격이 되살아난다”고 말끝을 흐렸다.
노교수는 윤이상스페셜외에도 18일 소리축제 관악세미나에서도 ‘한국관악의 역사-근대관악사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강의를 가졌다. 노교수는 이날 발제에서 “청동기시대의 유물로 뼈피리가 출토되는 등 한국관악의 역사는 유구하다”면서 “한국음악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왜곡과 굴절이 많은 관악연구에 대한 새로운 계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진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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