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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만화영상학부 동아리.. 예원대 '몽(夢)'



어른들이 청소년들에게 자주 던지는 질문이 있다. “너는 커서 어떤 사람이 될래?” 하지만 그런 물음들은 ‘희망사항’에서 그치고 만다. 청소년들의 갖가지 답에 말은 그렇게 하라고 하지만 현실에서 그 질문은 항상 정답, 성인(聖人)이나 위인(偉人) 등을 요구하고 모범 답안같은 사람이 되라고 요구한다.

 

헌데, 이현세나 데츠카 오사무라고? 만화가라고? 1318세대의 미래 희망을 다양하지만 예원대학교 만화영상학부 동아리 ‘몽(夢)’회원들의 희망 직업군은 바로 꿈을 실현시키는 ‘만화가’다.

 

햇볕이 따사로운 16일 오후 전주소프트웨어지원센터에서 만난 11명의 회원들은 “왜 만화냐?”라는 질문에 너나 할 것 없이 기다렸다는 듯 말문이 터졌다.

 

“재밌잖아요” “멋있잖아요” “이현세의 ‘남벌’이 끝내주잖아요” “둘리는 어떤데요” “만화는 SF가 최고예요”…. 그칠 줄 모른다.

 

좋아하는 만화 장르도, 되고 싶은 직업도 출판만화가부터 영상 애니메이터·컴퓨터 그래픽 디자이너 등 11인11색이지만 만화에 대한 열정만은 뜨겁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오사마루 감독의 ‘공각기동대’를 보고 만화에 반해버렸어요. 그때부터 꿈이 만화가였어요” 현재 몽을 이끌고 있는 이동민씨(23·2학년)는 동아리 창립멤버.

 

서하나(22) 배세훈(22) 양신일(27) 등과 함께 새내기던 지난 2000년 만화에 대한 열정 하나로 동아리를 세우고 각종 대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1회 전주게임엑스포에 코스튬플레이에 출전하기까지 작품선정 등 내부 합의도 힘들었지만 주의의 반대도 심했다.

 

“학교측이나 타과, 혹은 타대학까지도 실력을 쌓는 것이 우선 아니냐며 만류했어요. 우리는 보란듯이 그걸 이겨내고 싶었구요”

 

일본만화 캐릭터가 대부분인 코스프라에서 국내작가 형민우씨의 ‘프리스트’로 작품을 정하고 수십만원에 달하는 의상을 일일이 재단하고 바느질하는 정성을 다했다.

 

게임엑스포에서는 두각을 보이진 않았지만 이어진 서울의 길거리 코스튬플레이 대회에 나가 인기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2기 입학으로 회원이 20명으로 불어난 지난해 여름에는 학교에서 합숙하며 서울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을 대비하기도 했다.

 

며칠동안 씻지 못해 머리에 기름이 더덕 붙어었다거나 모기에 물려 뜬 눈으로 밤을 지새고 하루 한끼를 라면으로 때웠다는 것은 이들 회원의 어깨에 붙어있는 훈장(?)이다. 이때 5분짜리 영상애니메이션 ‘항상 우는 아이’와 2분짜리 ‘협곡의 실종’을 제작, 호평을 받았다.

 

이들 회원 12명은 이달 초 지도교수 김성남씨(47)와 함께 일본에 다녀왔다. 일본 4년제 대학중 유일하게 애니메이션과가 있는 교토 세이카대학과 학생교류차 이뤄진 걸음이다. ‘아톰’의 작가 데츠카오사무 박물관과 제작회사 등을 견학한 이들은 만화에 대한 시각은 한층 더 넓혔다.

 

“일본 학생들은 방학숙제로 크로키 3천장을 그린대요. 열심히 노력해야 제대로 된 만화를 제작할 수 있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죠”라고 말한 이동우씨(21·1학년)는 일본의 만화제작환경이 부럽기도 했지만 자신을 추스리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동기생인 이대준씨(21)도 “세이카로 유학갈래요”라고 우스개 소릴 던졌지만 열심히 공부해 일본을 뛰어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들은 공모전 출품이나 페스티벌 준비 중 느껴온 제작비용 충당을 위해 동아리 창업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야기만화나 캐릭터를 인터넷에 띄워 후원자를 찾아볼 요량이다.

 

똥을 이미지화 한 ‘똥구리’캐릭터를 개발한 오상준씨(21·1학년)는 동아리 창업을 “벤처라기 보다는 마음놓고 만화를 제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준비단계”라고 소개했다.

 

‘실험정신으로 만들자’라는 기치로 뭉친 동아리 몽 회원들의 목표는 졸업전까지 외국 공모전에 입상하는 것이다.

 

아마추어 정신에 입각, 그리고 싶은 만화에 푹 빠져 생활하는 이들은 개인적인 목표를 위해, ‘애니메이션 한국’의 밝은 미래를 위해 오늘도 펜을 놓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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