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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클릭!!] 청소년 또래 성교육 인터넷 '우끼기'



‘중학교 다니는 여학생이에요. 부끄러운 얘기지만 물어볼 데가 없어서요. 이번에 생리를 하는데…’

 

머뭇하며 익명의 글이 또래상담실에 올려진다. 잠시 후 ‘겁내지 마세요’라는 답글이 붙는다. 의학지식을 바탕으로 한 글이 아니다. ‘내 경우는…’‘내 친구는…’ 대부분 이렇게 시작된다. 거든거든 모여진 글은 읽는 사람 모두를 느긋하게 한다.

 

대한적십자사에서 운영하는 청소년 또래성교육 온라인카페 ‘우끼기’(http://cafe31.daum.net/uggigi). 현재 회원수는 140여명. 10대 청소년들이 대다수인 어금지금한 무리들이다.

 

“우끼기 카페는 청소년들의 아름다운 성을 또래끼리 얘기하는 곳입니다. 우리의 성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죠.”

 

카페 운영자인 ‘푸른청년’, 조중민씨(23·전주시 호성동)가 올리는 글에도 페미돔이나 콘돔, 임신, 낙태, 정액… 등의 단어가 많다.

 

또래성교육 과정을 통해 새롭게 태어났다고 말하는 그는 강사과정 1기생으로 지난해 여름,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으로 해외봉사활동까지 다녀온 또래성교육 베터랑 강사다.

 

그는 “강사들끼리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해서 만들었지만 일반 또래들과 온라인 상에서도 고민을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확대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곳에 올려지는 글은 대부분 야릇한 단어가 사용되지만 마른땀을 훔쳐내거나 달걀침(?)을 삼키는 사람은 없다. 이곳 ‘퀴즈방’이나 ‘토론방’에서도 청소년 성매매에 대한 의식이나 출산예정일 계산식을 묻는다.

 

또한 ‘임신말기에 콘돔을 끼지 않고 관계를 가지면 아이를 예정일 보다 일찍 낳을 수 있다’는 문장을 이용해 임신 중 성관계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전하기도 한다.

 

자료실도 온통 성과 관련한 내용. ‘모유를 먹이면 이런 효과가’‘잘못 알려진 피임상식 7가지’‘응급피임약’‘담배를 핀 임신부의 아기’‘자위에 관한 상담 자료’ 등등 푸른청년이 강사활동을 하면서 모아놓은 것이다.

 

현재 학교(전북대)를 휴학하고 전주교육청에서 일반행정보조 공익근무를 하고 있는 그는 또래가 가지는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전문가와 구체적인 상담을 할 수 있는 온라인 창구를 마련해 또래들의 놀이터와 배움터를 동시에 만들려는 꿈을 가지고 있다.

 

“성에 대해 거리낌없이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대상은 또래일 수밖에 없죠. 청소년들이 문 닫힌 방에서 혼자 고민하지 말고 우끼기를 통해 함께 이야기했으면 합니다.”

 

청소년 매매춘이나 음란채팅이 독버섯처럼 교실을 파고드는 현실 속에서 푸른청년이 추구하고자 하는 이상은, 그래서 더 값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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