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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찾은 신경림시인, 시인들의 창작세계로 간다

 

 

전주 시내를 20분만 벗어나도 개구리 울음이 지천이다. 어렴풋 서쪽 녘이 불그레한 지난 22일 오후, 전라도 땅에 잠시 발길이 머문 신경림 시인을 만났다.

 

“시를 잘 이해하려면 그 시인이 어떤 환경에서 자랐고, 어떤 조건 아래서 살았고, 그 시를 쑬 당시 무슨 생각을 하고있었는지 알아야지.”

 

그가 전라도를 찾은 이유는 전라도 시인들을 만나기 위해서다. 시인들의 창작현장을 찾아가 직접 보고 느낀 감상을 담은 책 ‘시인을 찾아서2’를 집필하기 위한 작업. 이 작업은 독자들이 시인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설 수 있도록 징검다리를 놓는 것에 다름아니다.

 

칠순을 바라보는 신경림시인의 시인들을 찾아 나선 걸음은 힘차고 즐겁다. 어느샌가 그의 곁에는 김용택, 안도현 시인이 함께 자리해있다.

 

“80년 이후에 강연을 가장 많이 다닌 곳이 전주, 군산, 익산… 전북 땅이고, 민요조사도 이곳에서 가장 많이 했죠. 전북대학교에 민요연구회가 지금도 있나?”

 

시인의 말이 길어질수록 전주 땅과의 깊은 속정이 드러난다. 시인이 새록새록 기억해내는 옷깃 스친 사연들은 그의 잔주름만큼 지난한 세월이다.

 

“예전에 주례도 몇 번 보러 왔었지. 알만한 사람들은 아니고, 대부분이 노동자들이었어요. 주례 본다고 하고선 결혼식이 끝나고 난 뒤에 온 적도 있고…. 박봉우 시인과는 친했었지요.” 말끝자락이 소박하면서도 울림이 있다.

 

그가 기억해내는 박봉우 시인은, 지금 베스트셀러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시인을 찾아서’(우리교육)에도 담겨있다. 그가 4년전 출간한 우리 시문학사의 고전이 된 작품을 남긴 작고시인 22인의 고향과 유적을 답사하며 그들의 시세계와 삶을 담은 기행·평전집이다.

 

그의 글은 묻어있는 향기가 정갈하다. 사람됨에 대한 천착도 일관된 흐름이 있다. 그는 줄곧 남녘 땅을 디디며 만난 민중의 정서를 살아있는 입말로 써왔다.

 

“섬진강가, 참 아름답지. 지난번에도 김용택 시인과 함께 매화필 때, 섬진강 끝자락까지 갔다왔죠. 아무 일도 없었는데, 그냥 왔어요. 그리고 아름답게 보고 갔어요.”

 

봄치고는 따가웠던 햇살이 한 시인을 만난 후 미안한 듯 선선한 바람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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