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탐색, 6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에서...
지난달 31일부터 6월 6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에서 열리고 있는 2002한국화동질성전은 한국화의 정체성과 그것을 바탕으로 한 보편적인 미감의 창출을 향한 한국화가들의 모색과 제안으로 채워져 있다. 참여작가만도 86명. 대구 부산 광주 제주 대전 그리고 주최측인 전주의 작가들이다.
작가 개개인마다의 독자성도 돋보이지만 은밀하게 드러나는 지역마다의 특성 또한 흥미롭다. 그 독자성이나 특성들은 한국화의 정체성을 향한 자기언어의 치열한 탐색으로부터 보여지는 결실. 예술적 완성도면에서도 그렇지만 전통회화에만 익숙해있던 관객들에게는 한국화의 넓어진 지평을 다양하고 밀도있게 만날 수 있는 흔치 않는 기회다.
지역간 경계가 별다른 의미가 없는 것 처럼 보이면서도 전통과 실험작업이 교차하는 지점의 차이를 비교해볼 수 있는 즐거움은 크다. 대구나 부산쯤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형식적 실험들의 명쾌함과 담대함은 제주나 광주 전주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작업들과는 사뭇 달라서 각지역의 한국화의 흐름이나 위상을 짚어볼 수 있는 기회도 된다.
탐색작업으로부터 이어진 한국화의 새로운 표현언어들은 이번 전시회의 미덕. 특히 한지와 수묵에 대한 진지한 분석과 새로운 기법의 활용이 돋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일정한 틀에 머무르고 있는 것 처럼 보이는 획일적인 주제와 메시지는 아쉽다. 대부분의 작품들이 재료나 소재에 대한 적극적인 실험을 끌어안고 있으면서도 자연으로 대변되는 큰틀의 주제의식으로부터는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올해 한국화동질성전 추진위원장을 맡은 송계일씨(전북대 교수)는 “한국화동질성전은 획일적인 미술운동의 성향과는 크게 다른 개성과 다양한 양식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며 그러나 이것은 또한편으로 한국화의 내부적 동질성을 추구하려는 무언의 대화이기도 하다고 소개한다.
전주에서는 김경운 김경희 김도영 남성희 송계일 심소연 우상기 이상찬 이순구 이재승 이철규 채성태씨 등 한국화동질성 회원들과 정승섭 김문철 이상찬씨를 비롯 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을 특별히 초대했다. 이지역 한국화단의 큰 흐름을 만날 수 있는 특별전이라 할만하다.
모든 작품이 대작으로 제작된 덕분에 일반관객들은 보다 새로운 감흥으로 한국화를 만나게 된다. 그런 덕분인지 지난 주말 소리문화의 전당 전시실은 초중고생과 적지 않은 가족 관객들이 뒤를 이었다.
수묵의 독창성, 담채를 바탕으로 한 전통회화의 세계, 색채와 채색의 경계를 적절하게 조화시키거나 혼합재료에 의해 장르의 경계마저 모호해진 한국화. 그 앞에서 관객들은 전통회화의 틀을 벗고 나온 오늘의 한국화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지난 96년에 이어진 한국화동질성 전주 전시의 성과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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