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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창] 민심을 알고 난 후가 중요하다

 

 

옛날에 정(鄭)나라 무공(武公)이 이웃 호(胡)나라를 칠 계획으로, 먼저 자기딸을 호의 왕에게 주어 환심을 산 다음 신하들에게 “장차 어느 나라를 치면 좋을까? ”하고 물었다.

 

그러자 한 대신이 “호를 치는 것이 좋겠습니다.”하자 무공은 “형제의 나라를 치라 하다니, 어찌 될 법한 일인가?”하며 그 대신을 처형해 버렸다.

 

이 소식을 들은 호의 왕은 정나라가 진심으로 호를 좋게 여기는 줄 알고 아무런 대비를 하지 않자 기회만을 엿보던 정나라 무공은 불시에 쳐들어가 호를 통째로 함락시켰다.

 

또 다른 이야기.

 

송(宋)나라에 부자가 한 사람 있었다.

 

어느 날 큰 비가 내려 부잣집 담이 무너지자 “아버지, 담을 고치지 않으면 도둑이 들수 있으니 담을 바로 고치자”고 아들이 말했다.

 

다른 이웃집 영감도 부잣집 담이 넘어가자 “도둑 맞기 전에 담을 바로 고쳐야 한다.”고 말했으나 부자는 아들과 이웃집 영감의 충고를 듣지 않아 그날밤 많은 재물을 도둑 맞았다.

 

일이 이 지경 되자 부자는 자기 아들은 현명하다고 칭찬한 반면 똑같이 도둑을 경고한 이웃집 영감은 오히려 의심을 했다.

 

중국 전국시대 말기의 사상가 한비자(韓非子)는 두개의 이야기를 이렇게 써 놓고 다음과 같이 평설해놓고 있다.

 

“이들 둘은 다같이 틀림이 없는 말을 했는데 정나라 대신은 목숨을 잃었고, 이웃집 영감은 의심을 받았다. 결국 일을 꿰뚫어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닌데, 알고 난 다음에 처신을 어떻게 하느냐가 문제인 것이다.”

 

웅포 골프장 건설 답보 딜레마

 

요즘 익산시는 커다란 딜레마에 빠져 있다.

 

세계적인 골프 도시로 발돋움하겠다는 야심찬 의욕 아래서 지역 발전과 세수 증대 등의 엄청난 부가가치 창출을 앞세운 웅포 골프장 건설 사업이 답답한 제자리 걸음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웅포 골프장 건설에 맞춰 2007년 세계 골프 대회 유치를 이끌어내기 위한 실사단 방문이 다음달 중순으로 코 앞에 다가와 본격적인 사업 추진이 하루가 급한데도 지역의 일부 반발 여론에 발목이 잡힌 익산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탁한 실정이다.

 

특히 익산시 의회가 골프장 건설에 대한 청원 심사 특별 위원회(위원장 신영철)까지 설치, 사업 추진 과정을 둘러싼 조사 활동에 들어가면서 빠른 사업 추진 기대는 더욱 어려워졌다고 한다.

 

물론 시의회 특위 활동이 사업 자체를 아예 쪽박을 깨겠다는 취지의 활동은 아닌것으로 알고 있지만 모든 사업 의 성공 여부는 때와 기회가 있다.

 

경주마목장 유치실패 되새겨야

 

더구나 세계 골프 대회의 익산 유치 노력이 당초 사업 계획과 달리 지연과 발목 잡기로 타 지역으로의 검토가 긍정 논의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 익산 시민들은 지역 최대 현안 사업으로 손꼽아온 경주마 육성 목장 조성 사업 유치 실패라는 지난 아픈 상처를 다시한번 깊게 생각해봐야 하겠다.

 

사업의 익산 유치를 많은 시민들이 그토록 갈망했으나 결국 일부 여론의 거센 반발에 부딪쳐 사업이 백지화되자 타 지역에서는 사업 유치에 쌍수를 들고 환영하면서 자치단체간의  사업 유치에 혈안이 되었던 사실을 뒤돌아 보자는 얘기다.

 

도대체 익산에는 이것도 안되고 저것도 안된다면 무엇을 유치하여 지역 발전을 앞당길것이냐는 당시 시민들의 자조적 냉소가 지금도 귀가에 선하게 들여오는듯 하다.

 

아뭏든 시 의회 특위 활동이든 일부 반대론자든 한비자의 말 처럼 민심을 알고 난 다음 처신을 어떻게 하느냐가 가장 큰 문제다고 생각한다.

 

/엄철호(본사 익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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