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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세상] "돈이 뭐길래" 황금만능 꼬집는 영화들

 

 

미국, 이라크, 북핵, 경제 위기, 주가 하락… 뒤숭숭한 세상. 삶은 불안하다.

 

이럴 때일수록 안정을 찾으려 하지만 반대로 일확천금에 대한 욕구를 자극하기 마련이다. 최근 ‘복권열풍’도 이런 풍파의 잔재로 여겨진다.

 

‘열심히 일해서 많이 벌자’는 자본주의 미덕도 ‘빈익빈 부익부’를 낳으며 더 이상 미화될 수 없는 가치로 전락했다.

 

‘돈의 노예’가 되어 가는 자본주의 구성원들을 영화에서 만나는 일은 흥미롭다. 현실과는 괴리가 있지만 그 안에서 만나는 또다른 가치를 발견하는 즐거움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감당할 수 없는 행운은 결코 인간에게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없는 법. 그것이 설사 주인 모를 거액의 돈주머니라 해도 그렇다.

 

미스터리 스릴러 ‘심플 플랜’(샘 레이미·2000)과 ‘쉘로우 그레이브’(대니 보일·1996)는 인간의 양심이 얼마나 얕아질 수 있는지를 꼬집는다.

 

횡재수의 주인공들이 거액의 돈주머니를 놔두고 비참한 결말을 맞이하지만 모두 게으른 술주정뱅이나 백수 건달, 이기적이고 야비한 인간성을 가진 인간 군상으로 설정돼 있어 그리 딱하지는 않다.

 

하지만 ‘노킹 온 헤븐스 도어’(토마스 얀·1998)의 주인공은 슬프다. 병원을 탈출한 마틴과 루디. 훔친 차에서 발견한 돈가방은 마지막 축제 비용으로 사용된다.

 

바다를 바라보며 쓸쓸히 인생을 마감하는 두 시한부의 등뒤로 울려 퍼지는 주제가 ‘Knocking on The heaven’는 가슴이 아리다. 우울한 소재에서 출발한 영화지만 돈을 갖고 튀는 모습이나 화려한 호텔·아름다운 미녀들과 호위 호식하는 장면은 여느 코미디 영화 못지 않게 유쾌하다.

 

‘0’하나만 잘못 입력돼도 통장 잔고의 단위가 달라지는 은행 온라인 처리는 굉장한 스릴(?)이다. 실제로 그런 일은 흔하지 않지만 누구나 한 번쯤 그런 상상을 하곤 한다.

 

박중훈·정선경은 ‘돈을 갖고 튀어라’(김상진·1996)를 통해 그 상상이 실현된다.

 

“내 통장에도 0이나 수두룩하게 찍히길…” 말이 씨가 될 수 있을까. 영화에선 가능하다. ‘당신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앤드류 버그만·1995)이 그런 경우다.

 

불행한 동반자를 뒤로하고 커피숍에서 나란히 앉게 된 두 사람. 남자는 여자에게 “복권이 당첨되면 당신에게 상금의 반을 주겠다”라고 말한다.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꿈★은 이루어진다’.

 

그리고 선량한 주인공은 돈벼락을 맞았을 때 걸리기 쉬운 욕심을 지혜롭게 극복한다. 지극히 교훈적이며 보는 이도 함께 부자가 되는 행복한 영화다.

 

돈벼락에 대해 가장 리얼한 관점을 견지하고 있는 작품은 ‘위험한 행운’(레이몬 메넨데스·1995)이다. 우연히 돈주머니를 발견한 막노동꾼 조이는 원래 부호였던 것처럼 행세하려 하지만 실수만 저지르고 마음은 항상 불안하다.

 

괴로움에 시달리던 조이는 결국 돈주머니를 원래 있던 자리에 가져다 놓는다. 진정한 행복은 돈에 있지 않음을 역설하고 있는 작품이다.

 

소개한 몇 편의 영화는 결국 ‘돈은 행복한 삶을 가져다주는 한 요소일 뿐 전부는 아니다’는 지극히 당연한 명제로 끝을 낸다.

 

그러나 ‘돈이 전부냐’며 스스로를 위로하면서도 남몰래 복권 한 장 긁어보는 것이 인간의 심리.

 

반미시위와 반미 반대시위, 국민 1주택 실현과 여전히 떨고 있는 노숙자들… 어지러운 세상. ‘대박’을 노리는 인간의 꿈은 쉬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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