畵竹必先得成竹於胸中이라
화죽필선득성죽어흉중
대나무를 그리려면 반드시 가슴속에 먼저 대나무가 이루어져 있어야 한다.
소동파가 쓴 〈문여가화운당곡언죽기(文與可畵 谷偃竹記: 문여가가 그린 운당곡의 굽은 대나무에 대한 글)〉에 나오는 말이다.
송 나라 때에는 서예와 문인화가 특히 발달하였는데 소동파는 그림과 글씨를 모두 다 잘했을 뿐 만 아니라 매우 차원 높은 감식안을 가지고 있었고 또 서화에 관한 이론적 저술도 많이 하였다.
그는 그림이란 근본적으로 그 사람의 정신을 그리는 것이지 피사체의 모양을 그대로 그리는 게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작가의 정신이 표현되지 않은 채 피사체의 외적인 모양만 그린 그림은 어린 아이의 수준에도 못 미치는 매우 유치한 그림이라고 하였다.
그러한 까닭에 그는 화가가 만약 대나무를 그리고자 한다면 화가의 심미안과 격조 높은 정신으로 빚어낸 대나무가 먼저 가슴속에 자리하고 있어야 한다고 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흉중성죽(胸中成竹)'의 화론이다.
소동파의 이 화론에 의하면 화가의 마음이 어떠하냐에 따라 맑은 기상의 대나무 그림이 나올 수도 있고 탁하고 속스런 그림이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요즈음 일부 미술관에는 미술을 빙자한 잡스런 그림이 넘쳐나고 있다. 화가의 정신이 건강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그림이 양산되고 있는 것이다. 화가나 서예가는 붓을 들기 전에 지금 내 가슴이 어떤 상태인지를 항상 가늠해 보아야 할 것이다.
畵:그림 화 竹;대 죽 先:먼저 선 胸:가슴 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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