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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학교] 익산 고교생 월간신문 '벼리'

 

 

10여개 학교 학생들이 모여 3년째 월간 신문을 만들고 있는 익산지역 고교생 모임 '벼리'는 청소년들이 어떻게 자신들의 문화를 일구고 가꾸어가는지를 보여주는 모범 사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새학기들어 3월15일자 12면짜리 신문을 내놓은 '벼리' 기자들은 4월15일자 발행을 앞두고 이미 '취재전쟁'에 들어갔다. 지난주 토요일 기획회의에서 다음 신문에 다룰 전체적인 방향을 설정한 이들은 이번주에 더 구체적으로 취재 내용을 가다듬을 예정이다.

 

한 달에 한 번 발행이지만 취재 아이템부터 취재 방향, 취재원과의 약속, 기사쓰기, 기사 가다듬기 등에 이르기까지 한 달 내내 작업의 연속이다. 3개 섹션팀을 갖고 섹션팀별 회의, 전체 회의 등으로 기획회의가 진행된다.

 

"보충수업·야간자율학습 등으로 평일 시간 내기가 어려워 주로 토요일에 모여 기획회의를 합니다. ” 학생 편집인과 교사 편집인 공동체계로 운영하지만 취재방향부터 기사 내용까지 학생들이 주도하며, 지도 교사들은 옆에서 조언하는 정도의 역할에 머문다고 정우진교사는 말했다.

 

벼리에 참여하는 학생 기자는 2∼3개 고교를 제외한 익산시 소재 전체 학교에 걸쳐 있으며, 기수당 20여명. 올 신입생 대상으로 학생기자를 모집한 결과 80여명이 지원할 정도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정식 학생 기자로 활동할 때까지 여러 단계의 연수도 거쳐야 한다.

 

'벼리'가 갖는 의미에서부터 학생문화에서의 역할. 기사 작성법. 신문이 어떻게 발행되는지, 세상과 사회를 보는 눈을 키우는 과정을 5단계에 걸쳐 익힌 뒤 기자로 나서게 된다고 정교사는 말했다. 그물의 위쪽 코를 꿰어 오무렸다 폈다는 하는 줄을 뜻하는 벼리는 곧 일이나 글의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기사를 취재하고 작성하면서 세상과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이나 의식이 높아지고,논리적 능력을 기르는 등의 여러 효과를 기대하며 신문 창간에 주도적 역할을 했던 이들은 2000년도 전후 이지역에서 활동했던 교사들. 발행인인 송동한교사(지산중)를 비롯, 김영춘(익산남중)·김원진(이일여중)·이강명(원광중)·소진진교사(지원중) 등이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익산지역 척박한 청소년 문화를 바꾸는 데 벼리의 역할이 컸다고 자부합니다. 신문 발행 뿐아니라 학생 동아리 축제 등 익산지역 청소년 문화제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데도 벼리가 중심에 있습니다.”

 

상업적이고 자극적인 문화에 익숙한 청소년들에게 진지함이 무엇인지, 함께 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벼리'가 일깨우고 있다는 평가다. 1회 5천여부 발행을 위한 인쇄비 등 연간 3천만원 이상 제작비 감당이 쉽지 않지만 그래도 지역사회 건강한 청소년문화를 일구어가는 학생들이 대견스럽기만 하다는 게 지도교사들의 보람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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