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오기전부터 힘들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고국에 남겨놓은 가족들을 재회하는 그날까지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19일 오후 농협전북본부 5층 대회의실에서 만난 외국인 농부 무나발(Munabar·36).
우즈베키스탄 앙그렌 지방에서 농사를 짓다 돈을 벌기 위해 한국을 찾은 그는 농촌의 부족한 일손을 대신할 '외국인 농업연수생'이다.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은 기회의 땅이라고 불릴 만큼 선망의 대상이죠. 그만큼 고통도 뒤따른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주변의 만류도 있었구요.”
하지만 꿈은 소박했다. 일한 만큼 대가를 받을 수 있다는 희망 하나만을 갖고 한국행을 택했다고 했다.
우리말 단어장을 손에 꼭 쥔 채 아는 단어가 떠오를 때마다 애써 표현하는 열정을 가진 만큼 한국 생활에 임하는 각오도 대단했다.
"떳떳한 남편으로, 자랑스런 아버지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고국을 떠나기전 아내와 아홉살, 여섯살짜리 두 아들을 어렵게 설득해야했다는 그는 "가족과 떨어져있는 고통을 떠올리면 어떤 고통도 견뎌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무니발은 김제의 한 버섯재배농가에서 3년간 일을 할 참이다.
그동안 일손 부족에 허덕였던 농가에서도 외국인 농업연수생의 도착 소식에 마냥 즐거운 듯 농협전북본부로 하나둘 모여들었다.
김제에서 장화 등 작업복 차림으로 서둘러 이곳을 찾은 임득상씨(34·버섯재배업)는 이날 연수생 10명을 채용하면서 해묵은 인력난을 말끔히 씻어냈다.
임씨는 "인부 대부분이 여성들로 그동안 작업에 어려움을 많았다”며 "더 이상 이같은 문제를 걱정할 필요가 없게됐다”고 말했다.
이날 농협전북본부에 모인 외국인 농업연수생은 모두 38명.
정부의 외국인농업연수생 도입정책에 따라 지난 7월부터 외국인 농부가 국내에 들어오기 시작해 지금까지 3차 방문단이 입국한 상태며, 도내에 배치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2명∼10명씩 나뉘어 농업연수생을 신청한, 전주 익산 김제 남원 완주 고창 장수 등 도내 7개 시군 12개 농가로 흩어져 부족한 일손을 대신하게 된다.
이들은 양돈이나 양계농가나 버섯 등 시설재배농가에서 농사일을 하게되고, 한달 65만원 정도의 임금을 받게된다.
농협전북본부 관계자는 "이들은 3년 계약으로 입국해 첫해는 농업연수생 신분으로 한달 65만원정도의 임금을 받지만 2년째부터는 연수 취업생으로 신분이 바뀌어 월급도 많아진다”면서 "이밖에 국민연금과 연·월차 휴가, 퇴직금 등도 보장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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