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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적인 선율로 그려내는 판소리오페라 정읍사

 

'달하 노피곰 도다샤/어긔야 머리곰 비취오시라/어귀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행상 나간 남편의 안전한 귀가를 비는 아내의 간절함이 애틋한 백제가요 '정읍사'. 언제 누가 만들었는지, 어떻게 불려졌는지 전해지진 않았지만, 가사가 전하는 감동만으로도 가슴을 울린다.

 

'정읍사'가 판소리오페라 '달하 노피곰 도다샤'(예술감독 심인택·대본 김정수·작곡 지성호)로 다시 태어나 전주와 정읍 무대에 오른다. 7일(오후 3시30분·7시)과 8일(오후 7시) 소리전당 모악당, 20일(오후 7시)과 21일(오후 4시) 정읍사예술회관.

 

전주소리오페라단(단장 우인택)이 판소리와 오페라를 접목해 호평 받았던 판소리오페라 '진채선'에 이어 두 번째 선보이는 창작기획물이다. 기획한 지 1년 6개월만에 빛을 보게 된 이 작품은 지난해 전북도 무대공연지원작품으로 선정됐지만, 추가사업비를 마련하지 못해 중단된 안타까운 여정을 안고 있다.

 

3막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월영과 양곤의 사랑이야기가 주요 골격. '사랑과 믿음에서 기반한 끝없는 기다림'이라는 단순한 소재지만, 인물들이 내면세계와 시대적 아픔을 간직한 민중의 정한 등을 적극 반영해 한국적 감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서양 악기와 국악기의 만남을 시도하는 음악. 기존 오페라의 틀을 그대로 두고, 주역인 '월영'을 소리꾼으로 배치했다. 작곡을 맡은 한일장신대 지성호 교수는 "난해한 기교보다 감성에 무게를 싣고, 청중과 교감할 수 있는 대중성을 부각시키면서도 깊이 있는 표현을 들려주겠다”고 말했다.

 

월영 역에는 배옥진씨(전북도립국악원 단원), 양곤 역에는 테너 김선식(전주대학교 예체능 영상학부 교수)·구제창씨(전남 과학대 출강)가 더블 캐스팅 됐다. 이외에도 '진채선' 무대에 섰던 바리톤 이용승과 소프라노 고은영·신진희씨가 무대에 오르며, 전문연기자로 전주시립극단 홍자연씨가 합류한다. 42인조의 무지카까메라타 심포니오케스트라(지휘 이일규)와 45명의 정읍시립합창단(지휘 조기만)도 힘을 보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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