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4-12-11 17:32 (수)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문화일반
일반기사

뮤지컬 스타 꿈꾸는 당찬 시골아이들

 

“촌에서 왔다고 얕보지 말아요. 우리에게도 꿈이 있어요.”

 

시골 아이들이 뮤지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학교 안에서는 내로라하는 ‘무용수’이지만, 여건상 늘 웅장하고 화려한 무대가 아쉬웠던 ‘변방의 아이들’이 27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을 찾았다.

 

강지원 박지승(1년) 김예은(2년) 신주영(4년) 김푸름 설향민 우진희(6년) 등 7명. 모두 순창중앙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자체 제작을 통해 오는 12월 24일부터 내년 1월 9일까지 무대에 올릴 뮤지컬 ‘오즈의 마법사’에 출연할 아역 배우 오디션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한 학교 아이들이 무리지어 뮤지컬 오디션에 참가하기는 이례적인 일. 모처럼 지역 예술가와 어린이들로 만들어지는 뮤지컬 공연 소식은 항상 대형 무대를 꿈꿔왔던 이들에겐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성인 연기자와 아역 연기자 등 총 40명의 출연진 가운데 10명의 어린이를 선발하는 ‘오즈의 마법사’ 오디션에 순창중앙초 아이들을 포함해 도내 각지에서 40명의 어린이들이 모여들었다. 4대1의 경쟁률. 이들에게 뮤지컬은 낯설고 버거운 도전이다. 특히, 뮤지컬은 고사하고 전문 무용학원 한번 기웃거리지 않은 이들은 방과후 무용 특기적성반 출신들.

 

이들이 단체로 오디션에 참가하는 것을 두고 학교 명성을 내건 ‘전시적 효과’나 엄마의 ‘치맛바람’ 쯤으로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 꿈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소리전당에서 ‘오즈의 마법사’ 출연진 오디션 공고를 내자마자 학교측에서는 부랴부랴 오디션 참가팀을 꾸렸다. 무용을 특기적성교육으로 실시하고 있는 순창중앙초로서는 아이들에게 더할 나위없이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아무리 경험도 좋지만, 아이들의 자발적인 욕구 없이는 오디션 참가는 불가능한 일.

 

교내 학생 3백82명 가운데 방과후 특기적성교육으로 무용을 배우는 19명을 대상으로 참가 의사를 묻고, 학부모의 면담을 거쳐 최종 7명의 오디션 참가자들을 발탁했다.

 

김봉식 교장은 “아이들이 자신의 끼와 재능을 펼칠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도 학교의 몫”이라며, “큰 무대 경험을 통해 자신감을 얻고 희망을 갖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 학교와 학부모들이 뜻을 모아 오디션에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순창중앙초는 지역내에서 무용 명문으로 통한다. 일선 학교의 형식적인 특기적성교육과는 달리 모범적인 학습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무용을 특기적성교육으로 실시해온 지 올해로 5년째. 특히, 지난해 최재희씨(30·전주시립무용단 단원)가 무용 지도를 맡게되면서부터 각종 대회 출전 횟수가 늘더니 학생들의 실력도 부쩍 향상됐다. 순창중앙초가 무용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도 이 때부터. 올해 수상경력만 해도 제16회 전국무용경연대회 최우수상, 제6회 초중등부 무용경연대회 금상, 제6회 논개추모 무용대회 금상, 제15회 우석대 총장배 전국무용경연대회 최우수상 등 각종 대회에서 수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이번 뮤지컬에 도전한 것도 최씨의 역할이 컸다. “뮤지컬은 무용 뿐만 아니라 연기력도 요구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는 최씨는 “좀처럼 찾아오지 않는 무대 경험을 통해 아이들의 꿈도 더욱 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