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되어 가는 것의 생명력을 이어내는 일은 그 자체로도 아름답다. 전통의 멋을 오롯이 안고있는 무형문화재. 한국적 가치와 아름다움을 지켜나가고 있는 우리 시대의 사람들이다.
임산본, 김유앵, 한양수, 최승희, 이일주 등 지역 국악계 명인들이 30일과 31일 저녁 7시30분 전주전통문화센터 한벽극장에서 잇따라 오른다.
전주전통문화센터(관장 김갑도)가 ‘2004 무형문화재 공개발표회’라는 제목으로 마련한 이 공연은 전주시 보유 무형문화재 명인들이 함께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전라도 예인들의 공연와 그들의 뒤를 잇고있는 전수자들의 무대도 마련돼 무형문화의 명맥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자리다. 먼저 전수생들이 무대에 올라 흥을 돋으면, 이어 명인 명창들의 본공연이 펼쳐진다.
30일 공연은 임산본(72·완제 시조창), 이일주(68·판소리 심청가), 김유앵(73·판소리 춘향가), 한양수(83·가곡), 홍정택(83·판소리 수궁가), 민소완(60·판소리 적벽가), 이성근(68·고법) 등이 참여한다.
임산본, 한양수의 깊이있는 소리에서는 느림 속에서 풍류를 즐겼던 옛 선조들의 생활을 느낄 수 있다. 쩌렁쩌렁한 목을 유지하고 있는 이일주 명창의 ‘심청가’와 홍정택 명창의 소리 가운데 일품으로 꼽히는 수궁가 ‘자라 토끼 구하러 나와 짐승들이 상좌다툼하는 대목’은 우리 소리의 힘을 전한다.
31일에는 박인수(82·완제 시조창), 정미옥(76·판소리 적벽가), 조소녀(60·판소리 춘향가), 최선(69·동초 수건춤), 이순단(59·판소리 흥보가), 최승희(67·판소리 춘향가), 주봉신(70·고법) 등이 무대에 오른다.
완제적인 특성을 그대로 지니고 있으며, 꿋꿋한 음의 진행으로 독특한 표현법이 돋보이는 박인수와 대표적인 동편제 ‘적벽가’를 보유하고 있는 유일한 여성 명창 정미옥의 무대는 특히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선의 동초 수건춤은 깊이 가라앉은 호흡으로 정·중·동의 미학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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