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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진문화공간 '판소리 다섯바탕의 멋'

오늘의 소리판 새롭게 여는 다섯명 젊은 명창

주목받는 젊은 소리꾼들이 한 무대에 선다. 치열한 소리판의 세계에서 앞서거니 뒷서거니 명창의 반열에 올랐거나 반열의 경지에 가까이 이른 젊은 명창들이 전주우진문화공간의 기획무대 ‘판소리 다섯바탕의 멋’에 초대됐다.

 

판소리의 맥을 이어온 원로와 중견명창들이 점유해왔던 무대의 새로운 변신이다. 올해로 열네번째 판. 초대된 소리꾼은 김민영·장문희·김세미·주소연·윤진철이다. 명창의 등용문인 남원 춘향제판소리경연대회 장원출신인 김세미, 전주대사습놀이 명창부 장원 출신 윤진철과 장문희, 임방울국악제 명창부 장원 출신인 주소연, 그리고 광주판소리 경연대회 특장부를 통해 발탁된 김민영까지 젊은 소리꾼들의 행진은 화려하다.

 

이들은 대부분 2000년대산 명창들. 그의 스승들이 지난한 국악의 길에서 불우하고 고된 삶을 기꺼이 감내하며 소리길을 지켜왔다면 이들은 스승들이 닦아놓아 비로소 탄탄해진 국악판 위에서 도제식 대물림과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두루 겸비하며 성장한 현대판 세대다.

 

7일 박초월제 ‘수궁가’로 첫무대(고수 권혁대)를 여는 김민영은 전북대 한국음악과와 같은 대학원을 거쳐 전주시립국악단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소리꾼. 전정민 전인삼 최승희 성우향의 문하를 거친 그는 동편제의 큰 갈래인 송우룡-유성준-박초월로 이어지는 웅장하고 씩씩한 ‘수궁가’를 부른다.

 

8일 둘째 판(고수 송재영)을 여는 장문희는 가장 나이어린 나이에 명창의 반열에 오른 주역. 그만큼 소리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석대 국악과와 한국예술종합학교 대학원을 마친 그는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원이면서 전통문화고에 출강 중. 동초제를 잇는 이일주명창의 수제자로 이번 무대에서도 이명창의 극적이고 창창한 소리특성을 그대로 발휘하는 동초제 ‘춘향가’로 관객들을 맞는다.

 

9일 세번째 판(고수 조용안)은 88년 동아콩쿨 금상 수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김세미의 무대. 30대 중반에 이른 그의 깊어진 소리는 동초제 ‘흥보가’로 발휘된다.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원이자 민요부 교수로 활동중인 그는 외할아버지인 홍정택명창으로부터 소리를 받기 시작, 오정숙 명창의 문하에서 공부하고 있다.

 

네번째 무대(고수 임영일)인 10일 역시 30대 명창 주소연으로 이어진다. 전남대를 졸업, 광주예고와 고창동리국악당 판소리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박유전-정재근-정응민-조상현 등으로 이어진 보성소리 ‘심청가’를 부른다.

 

11일 마지막 판(고수 임영일)도 보성소리의 맥을 잇고 있는 윤진철의 무대다. 전남대 국악과와 용인대 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전남대에 출강 중. 몇 안되는 남자명창의 영역을 구축해가고 있는 그는 남성다운 씩씩함과 장쾌함이 발휘되는 ‘적벽가’를 부른다.

 

91년 ‘판소리 다섯바탕의 멋’이 처음 기획된 이후 13년동안 우진문화공간의 무대를 지켜왔던 소리꾼들이 여전히 건재하고 있지만, 그들의 뒤를 잇는 젊은 세대들을 등장시켜 오늘의 판소리판의 지형을 돋우어 볼 수 있는 올해 자리는 판소리의 전통을 확인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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