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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마주보기] 한국영화 과연 전성기인가

꿈의 숫자였던 관객 천만시대를 <실미도> 와 <태극기 휘날리며> 가 개봉 3개월만에 가볍게 돌파해 버린 지금, 말 그대로 한국영화의 황금기 혹은 르네상스라는 말이 자주 거론된다.

 

또한 이 두 영화 덕택에 부가적인 경제적 효과가 5,000억에 이를 것이라는 경제연구소의 연구결과는 우리의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하고 있다. 게다가 올해 세계 3대 영화제를 우리의 김기덕과 박찬욱이 감독상을 휩쓴 마당에, 이제 우리 영화도 세계 영화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갖게 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외형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최근에(10.27) 영화진흥위원회에서 발표한 연구자료 속에서 영화 편당 투자수익률을 살펴보면 2001년 18% 수익률을 올렸던 한국 영화는 2002년(-15%)과 2003년(-7%)에 연속해서 적자에 허덕였으며, 앞으로 "한국영화 점유율도 낮아질" 것이며, "비디오시장까지 포함한 영화산업 규모는 오히려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우리에게 무엇을 시사해 주는가?

 

1980년 중·후반부터 전 세계에 불기 시작한 홍콩 느와르는 홍콩영화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며 일약 세계영화산업의 선두주자로 발돋움했다. 주윤발이 나오는 <영웅본색> , <첩혈쌍웅> 등 얼마나 많은 젊은이들이 이 영화들을 보고 환호하고 열광했는가.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그 후 10여년이 지나고 홍콩영화는 관객들의 외면으로 급속도로 추락하며 모래 위에 쌓아올린 성은 허물어져 버렸다. 이러한 예에서 볼 수 있듯이 현재 우리 영화산업도 기형적인 외적 성장에만 만족하고 있지 않는지 자문해 본다. 즉 외형적 성장에 걸맞게 내부적인 안정적 기반이 구축되고 있는지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2003년 전국 스크린 수는 1,132개로 50%인 555개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고, 스크린당 인구수는 전국 평균 42,745명이다. 하지만 전주의 경우, 현재 앞으로 개관될 영화관을 포함하여 61개관이 전주시민들을 찾아갈 것이다. 이는 인구 만명당 1개관이 넘는 기형적 수치이다.

 

이처럼 관객을 배려하는 인프라 구축 측면에서 볼 때 이러한 하드적인 사고방식은 결코 우리의 전북영상산업에 도움을 줄 수 없다. 일전에 일본이 영화산업에 투자하기 위해서 미국의 콜롬비아 영화사를 사고나서 거의 망해버린 경우를 보더라도 단순히 하드적인 비즈니스 마인드 가지고는 영화산업을 부흥시킬 수 없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인가? 영화산업은 인문학적 사고(기획), 공학적 테크놀러지(기술), 비즈니스 마인드(마케팅), 이 세가지 요소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야만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산업이다.

 

그 중에서도 인문학적 사고가 가장 중요하다. 내가 왜 카메라를 잡는지, 어떤 쇼트로 찍을 것인지 치열하게 고민한 흔적이 있어야만 진정한 영화작가로서 거듭날 수 있으며 그에 따라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창구효과(Windowing Effect)의 부재이다.

 

극장수입에만 80%을 의존하는 수익구조로는 영화산업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극장수입이외에도 다양한 창구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비디오, DVD, 캐릭터, 테마파크, 관광 등등 연관사업과 연계되어져야만 한다. 오늘날 스크린쿼터제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작금의 현실 속에서 우리 관객에게 다가가기 위해, 영화마인드 저변확대를 위해 또한 영화제작의 내적 문제(스탭의 처우문제 등)에 귀기울여 왔는지 자문할 시기이다.

 

/김건(전주국제영화제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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