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산의 백미는 뭐니뭐니 해도 덕유산이다.
특히 2월말, 3월초의 설경을 감상하려면 덕유산을 빼놓을 수는 없다.
덕유산은 덕이 많아 넉넉한 산이라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다.
지난 75년 2월 국립공원으로 지정됐으며 총면적은 219㎢에 달한다.
무주군, 장수군, 그리고 경남 거창, 함양군 등 2개도 4개군 8개면에 걸쳐 위치하고 있다.
전주의 한벽루, 남원의 광한루와 더불어 호남의 3한(三寒) 또는 3루(樓)가 있는 곳이 바로 무주의 한풍루이다.
덕유산 주봉인 향적봉(1,614m)에서 남덕유에 이르는 15km의 주릉에 중봉과 무룡산, 삿갓봉 등 높고 큰 봉우리들이 연이어 솟아있고 덕유평전의 너른 설원이 펼쳐져 있어 보는 이를 압도한다.
해발 1,300m 이상의 봉우리가 5개나 되는 덕유산은 또한 백련사를 비롯해 숱한 절경이 있어 뭇 사람을 유혹한다.
덕유산 산행 코스는 여러곳이 있으나 순수한 아마추어의 경우 당일치기를 기준으로 할때 백련사쪽에서 향적봉을 거쳐 곤도라를 타고 내려오는 코스와 칠연계곡쪽에서 올라 백련사나 무주리조트쪽으로 곤도라를 타고 내려오는 코스 정도가 꼽힌다.
물론, 겨울철 덕유산을 제대로 음미하려면 향적봉에서 남덕유를 잇는 종주 코스이나 평소 산에 오르지 않던 사람의 경우 다소 무리라는 견해가 많다.
△삼공리∼백련사∼향적봉 코스
무주 구천동 삼공리 주차장에서 시작하는 등산로는 덕유산 정상인 향적봉을 오르는 가장 일반적인 코스로 꼽힌다.
먼저 매표소에서 출발해 백련사까지 이어지는 계곡길은 산행이라기보다는 산책길 정도에 가깝다.좌우로 계속 이어지는 계곡은 겨울의 고요함을 간직하고 있고 워낙 코스가 쉽기 때문에 연인이나 가족단위 나들이에 적합하다.
매표소에서 백련사까지는 약 6km로 천천히 걸어도 1시간30분에서 2시간 가량이 소요된다.
여기까지는 워밍업 수준이다.
백련사에서 시원한 물 한모금을 마시며 산사의 정취를 한껏 감상한뒤 이젠 향적봉까지 계속되는 능선의 계단길을 올라야 한다.
백련사 대웅전 앞을 가로질러 오른쪽으로 가면 등산로 초입부가 나온다.
철도 침목을 이용해 만든 계단길이 여기서부터 이어진다.
향적봉에 오르는 길은 결코 만만치가 않다.
백련사에서 향적봉 정상까지는 초보자의 경우 2시간은 꼬박 잡아야 한다.
요소마다 리본이나 팻말이 서 있고 많은 사람들이 오가기 때문에 길 잃을 염려는 거의 없다.
향적봉에 올랐으면 시원하게 사방을 한번 둘러보고 설천봉까지 연결된 곤도라를 타고 내려오거나 가볍게 하산하면 된다.
다만 겨울철의 경우 산에 오를때보다 내려갈때 길이 미끄러워 위험한 경우가 있으므로 초보자라면 곤도라를 이용하는게 안전하다.
웬만한 사람이라면 매표소에서 백련사를 거쳐 향적봉에 오르는 코스가 큰 부담이 되지 않으나 이 정도가 힘들 것 같으면 아예 무주리조트 안에서 곤도라를 이용해 설천봉에 올라 향적봉, 백련사, 매표소 쪽으로 내려오는 것도 한 방법이다.
△자연학습원∼칠연계곡∼향적봉 코스
무주 안성 자연학습원 쪽에서 정상을 향해 오르는 코스이다.
안성면 소재지에서 덕유산 골짜기를 타고 6.5km 정도 거리에 안성 자연학습원이 나온다.
여기서 칠연계곡을 거쳐 5시간 가량 산행을 하다보면 덕유산 정상인 향적봉에 오를 수 있다.
내려오는 길은 백련사를 거쳐 삼공리쪽으로 향하거나 무주리조트 쪽으로 내려오는 코스 등 체력적 조건이나 시간 등을 감안하면 된다.
칠연계곡은 바닥까지 온통 바위로 된 골짜기로 돼 있다.
일곱 단계로 층지어 폭포를 이루어 폭포 일곱개가 연달아 쏟아지고 그 물이 다시흘러 또 폭포를 이룬다고 해서 ‘칠연폭포’라 칭했다.
칠연폭포쪽에서 오르는 산행길은 백련사쪽보다도 더 시야가 트여있어 그림같은 경치를 감상하는데 더 유리한 점도 있다.
이것만은 주의하세요
겨울 산행, 그중에서도 온 천지에 눈이 가득 쌓인 산에 오르는 것은 생각만해도 가슴벅찬 일이다.
산악인들은 겨울산행이야말로 일상생활에서 쌓였던 피로와 스트레스를 일거에 해소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명약이라고 말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러나 겨울산행에서는 초보자들이 꼭 알아둬야할 것들이 많다.
유길만 전북산악연맹전무(44)가 하는 조언을 들어보자.
전주대 산악부에서 활동해 왔던 유 전무는 국내의 웬만한 산은 다 섭렵했고 8,000m급 원정까지 나선 베테랑이다.
겨울 산행때 가장 주의해야할 것은 뭐니뭐니해도 저체온증이다.
젖은 옷을 입고 있으면 평소보다 무려 240배나 빠르게 열을 빼앗기는데 산에서는 기온이 낮고 습하며 바람이 많이 부는 까닭에 실제 온도보다 체감온도가 크게 낮아 이러한 현상이 일어난다.
처음 저체온 증상이 나타나서 허탈한 상태에 이르기까지 1시간이 채 걸리지 않고 죽음에 이르기까지 2시간도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 전무는 “산행중에는 옷을 가볍게 입고 천천히 걷되 반드시 여벌의 마른옷이 있어야 한다”면서 쉴때마다 열량 높은 간식을 계속 섭취하라고 충고했다.
만일 양말과 장갑이 젖었을때에는 마른 것으로 바꾸는 것이 좋으며 당장 교체가 어려우면 손가락과 발가락을 계속 움직여 피를 잘 돌게하고 몸에서 열이 나도록 해야 한다.
유 전무는 또 “초보자의 겨울 산행은 언제나 설맹의 위험을 안고 있다” 면서 흰 눈을 즐기기 이전에 등산용 선글래스를 반드시 착용해 몸부터 보호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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