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 발표는 당초 예상된 6일보다 한 주일 늦어진 13일이 될 것이라는 추측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올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웨덴 한림원은 매년 10월 둘째주 목요일에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발표하는 전통에 따라,예정대로라면 공식 발표일 이틀 전인 4일 수상자 발표 시기를 미리 공표해야 하지만 올해는 일절 언급이 없는 상황이다.
한림원의 인터넷 사이트는 6일 현재 “발표 시기는 추후 공개할 예정”이라는 짧막한 코멘트가 올라와 있을 뿐이다. 한림원 주변에서는 수상자 선정위원 18명이 격렬한 내부 토론을 벌이느라 문학상 발표일이 다음 목요일로 한 주일 늦춰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지난 주말 로이터통신이 고은 시인을 시리아 시인 아도니스와 스웨덴 시인 토머스 트란스트로메르와 함께 유력한 수상 후보로 거명하면서 한국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로이터통신은 영국의 도박전문 업체 ‘래드브룩스’를 인용,도박사들이 아도니스의 수상 가능성을 2대1로 보고 있으며,고은 시인(6대 1),스웨덴의 시인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6대 1) 등이 그 뒤를 쫓고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미국 소설가 조이스 캐럴 오츠(7 대 1),벨기에 작가 휘고 클라우스(9대 1),체코 소설가 밀란 쿤데라(12 대 1) 등도 유력한 후보라고 언급했다. 고은 시인은 수년 전부터 외신에서 노벨문학상의 유력 후보 가운데 한 사람으로 거론된 바 있다.
특히 고은 시인은 지난 8월 24∼28일 노르웨이에서 열린 ‘2005 비외른손 페스티벌’에 초청돼 스페인의 소설가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과 함께 비외른손 훈장을 수상한 점도 노벨문학상 수상에 대한 기대를 더욱 부풀게 하고 있다. 비외른손 페스티벌은 노르웨이 출신의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비욘스티에르네 비욘슨의 업적을 기려 매년 노르웨이 몰데에서 개최되는 국제문학제. 마거릿 앳우드,월레 소잉카,야샤르 케말,베이 다오 등 세계적 문인들이 이행사를 다녀갔으며 올해는 고은 시인을 비롯해 세계 18개국 작가가 참가했다.
비외른손 훈장은 노르웨이에서 문학가의 업적을 기려 서훈되는 유일한 훈장이다.
이와관련 고은 시인의 부인 이상화 교수(중앙대 영문과)는 6일 전화통화에서 “(고은씨가) 현재 독일에 머물고 있으며 이번 주말쯤 귀국할 예정”이라면서 “이와관련해 아무 말할 것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단의 지인들은 고은 시인이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에 즈음,극도로 신경이 예민하기 때문에 일체의 접촉을 끊고 국내 어딘가에 칩거하고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실제로 고은 시인은 지난해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일에 측근 몇 명과 함께 경기도 안성 자택을 떠나 제부도에서 소일한 바 있다.
한편으로는 올 9월 하순 열린 제2회 서울국제문학포럼 기간 일본의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오에 겐자부로가 한 대학에서 행한 강연에서 황석영씨를 차기 노벨문학상 수상이 유력한 문인 가운데 하나로 공식 언급한 점도 고은 시인에게 큰 부담이 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국은 사상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할 것인가. 어쨋든 우리는 다시 일주일이라는 희망과 기대의 시간을 향유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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