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4-12-11 17:43 (Wed)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문화일반
일반기사

[템포-영화] 정진우 기자의 Film in - 헐리우드 속의 한국과 일본

‘게이샤의 추억’은 일본문화에 바치는 헐리우드의 연서(戀書)처럼 보인다. 곰곰이 되짚어보니 헐리우드의 일본사랑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톱스타 톰 크루즈의 ‘라스트 사무라이’가 일본미화의 선봉장역을 맡았다.

 

거슬러 올라가보자. 쿠엔틴 타란티노의 키치스런 영화 ‘킬빌’시리즈는 야쿠자와 맞서는 여자 사무라이 빌(우마서먼)을 앞세워 일본문화를 떠받든다. 숀코네리와 웨슬리 스나입스가 주연한 지난 93년의 ‘떠오르는 태양’에서도 경제대국 일본을 미화하고, 지난 89년의 ‘블랙레인’에서는 아예 마이클 더글라스가 원폭피해 일본인들의 넋두리를 들어준다. 헐리우드 뿐만이 아니다. 프랑스의 흥행감독 뤽베송도 ‘레옹2’에서 레옹을 일본으로 불러들인다. 콧대 높은 헐리우드가 일본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관대하다.

 

반면 헐리우드속의 한국·한국인은 말을 꺼내기가 부끄럽다. ‘어글리 코리안’수준이다. 흑인에게 무시당하는 부부(똑바로 살아라), 영어도 제대로 못하고 실업자에게 잔돈을 빌려주지 않았다고 흠씬 두들겨 맞는 상점주인(폴링다운), 택시에서 먹고자는 가난한 유학생(택시) 등이다. 그나마 ‘우주전쟁’과 ‘매트릭스’에서 한국산 승용차와 휴대전화가 등장한 것이 다행스런 일이다.

 

사실 일본과 일본문화가 헐리우드 안팎에서 특별대우를 받는 건 최근의 일이다. 80년대이전만 해도 헐리우드속의 일본인은 ‘돈만 알고 섹스애니멀’수준이었다. 헐리우드의 시각을 바꾼 것은 역설적으로 ‘돈의 힘’이다. 일본기업들이 헐리우드영화사들을 인수하면서부터다. ‘게이샤의 추억’을 배급한 콜럼비아영화사도 소니 소유다. ‘문화를 먼저 팔아야 상품이 팔린다’는 일본인들의 계산이 깔려있는 셈이다.

 

일부에선 ‘왜 헐리우드가 한국을 우습게 보느냐’는 볼멘소리가 들린다. 결국엔 국력신장만이 유일한 해답이 될 것같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