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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마주보기] 전통문화자산의 지식정보화 - 홍성덕

홍성덕(전북대학교 박물관 학예연구사)

‘미쳐야 미친다(不狂不及)’라는 말이 있다. 어느 분야에서건 미칠 정도로 집중하지 않으면 성취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이처럼 미치도록 찾아서 뛰는 것이다. 그냥 책상 앞에만 앉아서 경쟁력이 있다고 말하고, 누군가를 설득시키기 위해 힘을 쏟기보다는, 경쟁력이 있음을 찾아서 미치도록 보여주는 것이고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자산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할 때인 것이다.

 

왜 아직도 검증받기를 원하는가 ?

 

전통문화중심도시, 한브랜드 전략기지화 사업 등에 있어 전주와 전라북도가 가지고 있는 자산은 모두가 수긍하고 있는 우리의 강점이다. 그런데 너무나도 당연한 그것에 대해 우리들은 우리가 우리만이 이렇게 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수많은 논리개발에 몰두해 왔다. 많은 사람들을 불러다 전주를 보여주고 전주와 전라북도가 얼마나 전통문화를 잘 간직하고 있는지를 몸으로 느낄 수 있게 하였다. 참가자 대부분들이 우리의 명제에 대해 동의하기도 하였고, 유익한 코멘트도 잊지 않았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갔다. 서서히 드러나는 사업들이 보이긴 한다. 그럼에도 왠지 허전한 것은 그 모든 것들이 대부분 청사진만 있을 뿐, 체감지수는 매우 낮기 때문이다. 적절한 시점에 필요한 일들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여전히 미쳐있는 사람들은 그리 많이 보이지 않는다. 설득에 힘을 쏟았는지 새롭고 놀랄만한 아이디어는 보이지 않는다. 늘 뒤만 쫒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불안감도 상존하고 있다.

 

정통부에서 추진하는 지식정보자원관리 사업이 있다. 1999년부터 과학시술, 교육학술, 문화, 역사 등의 분야 227개 과제에 총 3,479억원이 투자된 정보화사업이다. 호남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전북대학교박물관이 ‘호남지역 고문서 디지털화 사업’을 추진한 불모지의 사업분야이다. 2007년도에 사업공모가 진행 중인 이 사업의 수요조사를 보면 우리들이 뭘 해야 하는지를 생각게 한다. 수요조사에서 제시된 과제는 104개였다. 이 과제들 중에 우리 지역에서 제시한 것은 전통소리문화, 호남지역 고문서, 전통복식 등 단 3건에 지나지 않는다. 한옥, 성씨문화는 경북지방에서 하겠다고 제안했고, 유교문화는 수년째 안동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추진하고 있다. 가진 것이라고는 전통문화자산밖에 없는 우리가 갈 길은 그 자산을 고도화시킬 수 있는 콘텐츠의 집적에 있다. 지식정보화사업은 우리가 우수하다는 것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는 분야로서 정말로 가진 자만이 할 수 있는 사업인 것이다.

 

 

△ 홍성덕 연구사는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에 근무하다 전주로 내려와 전주시청 연구원을 거쳐 현재 전북대학교 박물관에서 일하고 있으며, 대통령비서실 정책자문위원,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등을 맡고 있다.

 

/홍성덕(전북대학교 박물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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