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찾은 세계적인 건축가 피터 줌터씨
“전 세계의 사람들은 저마다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면서 살아갑니다. 한옥마을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한옥의 온돌이나 햇빛이 들어오는 각도 등 사람들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스위스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피터 줌터 전 하버드대 교수(63·Peter Zumthor)가 한국적인 건축문화를 연구하기 위해 17일 전주 한옥마을을 찾았다.
줌터 교수는 지난해 독일 하노버박람회에서 스위스관을 담당해 높은 평가를 받는 작가. 스위스의 그라우뷴덴주를 중심으로 양로원과 학교, 교회 등 지역사회에 필요한 건물을 많이 지었으며, 알프스의 소박한 자연에 남겨진 발스 마을에 그 지역 돌로 지은 스파를 만들어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었다. 특히 그의 단행본들은 한정된 숫자만 출판돼 소장 가치가 높기로 유명하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 줌터 교수는 “날씨가 참 좋아 마치 스위스의 집에 있는 것 같다”며 “한국의 낮은 산과 한옥의 낮은 지붕들이 어울려 전주가 아름답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전주에서 처음 본 한지등에서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전기 램프만을 생각해 왔는데, 한지를 전등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게 놀라웠죠.”
송하진 전주시장으로부터 한지등을 선물받은 그는 “한지등이 가지고 있는 모양 자체가 재밌고, 한지를 건축 재료로 활용할 수도 있겠다는 가능성을 발견했다”며 자신의 작업에도 활용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줌터 교수의 한옥마을 방문은 전주에서 좋은 인상을 받아간 박연수 행정자치부 지방재정세제본부장의 주선으로 이뤄졌다. 뉴욕의 건축회사 gale 인터네셔널의 아트 디렉터 리처드 페이건과 뉴욕의 건축설계회사인 KPF의 설계사 제임스 본 클렘피터, 한지섭, 조수아 김 등이 함께 했다.
줌터 교수 일행은 동락원과 한옥생활체험관, 설예원, 공예공방촌, 오목대, 전통문화센터, 경기전 등을 둘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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