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환(전북대 교수)
▲ 사랑은 아무나 하나? 눈이라도 마주쳐야지.
거의 모든 상품들의 품질은 동일해졌다. 생산기술력이 기업의 큰 경쟁력이었던 시대는 이제 더 이상 지속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래서 요즘 브랜드, 디자인이 부쩍 강조되며 관심과 투자는 기업은 물론 국가, 지역을 막론하고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기업이 제품개발을 할 때 소비자의 욕구(need)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제 소비자들은 달라졌다. 필요도 욕구도 아닌 요구(want)를 파악해야만 한다. 더구나 유통구조의 변화로 지역의 작은 기업도 판매현장에서는 엄청난 광고, 판촉비용을 사용하는 대기업과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밖에 없는 처절한 상황이다.
이쯤 되면 떠오르는 노래가사가 있다. '사랑은 아무나 하나? 눈이라도 마주쳐야지.' 그래 Buy Jeonbuk, 전북의 상품을 사랑하려고 해도 눈이라도 마주치는 상품, 디자인, 브랜드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
▲ '외할머니 떡도 커야 사먹는다'
우리 속담에 외할머니 떠도 커야 사먹는다는 말이 있다. 아마 물건을 고르고 사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없는 것 같다. 물건 살 때 외할머니도 안 봐주는데 어줍지 않게 애향심 같은데 의존했다가는 낭패 보는 것은 뻔한 일이다. 사랑받는 전북의 상품이 되기 위해서 눈이라도 마주치는 상품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소비자의 진정한 요구가 무엇인지를 찾아낼 수 있을까. 우리 지역의 중소기업들의 노력만으로 해결이 가능할까. 이러한 고민의 해결방법으로 많은 정책적 지원이 있어왔고 또 현재도 이루어지고 있지만 아직은 많이 부족하며 또한 지원책이 진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적은 예산의 브랜드, 디자인 개발을 지원하는 것이 도리어 자생력과 경쟁력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게끔 하는 역기능을 하지는 않을까, 적은 예산만큼 결과 또한 저급한 결과를 가져오고 차라리 없느니만 못한 결과만 양산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할 때이다.
▲ Good design is good business.
각각의 기업에 대한 디자인 지원으로 BUY JEONBUK은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BY JEONBUK을 더 고민할 때이다. BY JEONBUK이란 우리의 무엇이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하여 우리의 것을 사랑하게 할 수 있을까, 우리의 정서로만이 해결 가능한 것은 무엇이 있을까, 우리만이 가능한 가치를 만드는 것이며 이것이 당면한 문제이자 고민해야 할 때이다. 소비자들에게 BY JEONBUK이 사랑받지 못하는데 그들이 BUY JEONBUK을 할 이유가 있겠는가. 지금은 마치 '조용한 아침의 나라'에서 '다이나믹 코리아'로 국가 브랜드를 바꾸는 발상의 전환이 있었듯이 그리고 그 표상으로서 디자인이 중요한 기능을 했듯이 우리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할 때이다.
마침 오랫동안 준비해왔던 우리의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이 곧 발표될 예정이다. 부디 'Good design is good business.' 좋은 디자인으로 좋은 비즈니스라는 말과 같이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이 우리의 기대에 부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정성환(전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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