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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정동영·정세균·장영달 - 조상진

조상진(본지 논설위원)

4·29 재보선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무영 전 의원(전주 완산갑)과 김세웅 전 의원(전주 덕진)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낙마한 자리에 깃발을 꼿기 위해 입지자들이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이 두 곳이 갖는 정치적 의미는 꽤 크다. 전북의 수부(首府)인데다 정치 거물들이 관련돼 향후 정치판을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핵심은 민주당 공천권을 누가 따느냐다. 아직도 전북은 공천= 당선이라는 등식이 여전하다. 이와 관련된 3명의 인물을 살펴 보자.

 

먼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그는 전주 덕진에서 화려한 정치인생을 시작했다. 최근 측근들에게 선거 준비를 부탁했다는 말이 떠돈다. 비록 530만표 차로 떨어지긴 했으나 대권에 도전한 전북 최초의 인물이다. 이어 4·9 총선에서 연고가 없는 서울 동작에 나왔다 복병인 정몽준 의원을 만났다. 이후 7월 미국으로 떠나 재기의 칼날을 갈고 있다.

 

사실 그는 김대중과 노무현의 유리 온실속에서 황태자로 자랐다. 지난 대선에서 자수성가하는듯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BBK에 함몰된 전략 부재와 말만 앞세운 진보정권에 식상한 국민들이 등을 돌린 탓이다. 그의 세력은 거의 멸문지화를 당했다.

 

그의 덕진 출마를 보는 시각은 두가지다. 하나는 시기상조론 또는 수도권 출마론이다. 대선과 총선에서 연거푸 패배한 패장의 재등판이 너무 빠르고, 만일 나오려면 수도권에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미워도 다시 한번'론이다. 타지에서 두들겨 맞은 자식을 그래도 고향에서 감싸주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한마디로 동정론이다. 출마에 대한 반응이 싸늘한 것으로 보아 상당수가 전자(前者)에 손을 드는 형세다.

 

다음 정영달 전 의원. 5선 고지에서 무소속에 일격을 당한 그는 지금 패배의 아픔을 처절하게 씹으며 권토중래를 꿈꾸고 있다. 불과 2년전 열린우리당 원내대표가 되자 그는 "한나라당 쯤이야 나 혼자서도 이긴다" "이명박이나 박근혜가 후보가 되면 그들을 낙마시킬 결정적 자료를 갖고 있다"고 호언한 바 있다. 그러한 기개는 간데 없고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는 신세다. 객사정담 등 나름대로 지역구 활동을 펼쳤으나 뿌리를 박지 못하고 적들도 많이 생겨났다. 17년전 임광순씨의 탈당으로 민주당 공천을 얻은 행운이래 자기 색깔을 내지 못한 것이다.

 

그리고 정세균 민주당 대표. 그는 지난 연말을 전후한 국회 입법투쟁에서'리더십 부재'라는 이미지를 떨쳐버렸다. 야당본색을 드러낸 것이다. 그래서 스타 기근에 시달리는 민주당의 대권주자 반열에 올랐다. 2002년 전북 도지사 경선에서 패배한 기억을 깨끗이 털어버린 것이다. 하지만 그의 앞길에 지뢰밭은 수두룩하다.

 

이번 전주 재보선과 관련 민주당 핵심인사들은 정동영·장영달 전 의원에게 우호적이지 않은듯 하다. 장 의원의 경우 이제 "그만 할 때가 된 것"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공천이 계파간 안배에 따라 정해지긴 하지만 정세균 대표의 의중도 실려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기존 정치권을 개혁하겠다고 나섰던 인물들이 이제는 배제 대상이 된 것같아 씁쓸하다. 누가 혹한의 겨울을 이겨내고 봄을 맞을지 궁금하다.

 

/조상진(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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