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야단법석' 18일까지 5일간 진행
지난 14일 오후, 남원 지리산 실상사 옆에 있는 작은학교. 넓지 않은 운동장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정법불교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지리산 야단법석(야외 설법을 베푸는 자리)'이 열리는 현장. 폭염 속 무더위가 절정에 이르렀지만 이날 행사를 신청한 참가자들의 행렬은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지리산 야단법석'은 생명 평화 위기로 대변되는 현대사회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그 대안을 찾아보자는 취지로 마련된 자리. 행사가 예고되자마자 신청이 쇄도, 모집 인원을 일찌감치 마감하고도 결국은 '법당 밖'참여를 허락해야할 정도로 높은 호응을 보였다.
18일까지 5일동안 이어지는 '야단법석'의 첫째날 오후 3시에 시작된 '제 1법석'은 무비스님의 강독과 토론으로 진행됐다.
"한국불교는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구체적인 몸짓이 절실합니다. 절실한 바람에 응답하는 참된 목소리로 현대 문명의 문제에 응답하는 대안을 함께 모색합시다."
무비스님은 표준금강경을 교재삼아 금강경 정신으로 한국 불교 수행 문제를 진단하고 오늘 한국 불교 수행자들이 나아가야할 올바른 방향과 현실적 삶과도 통일되는 수행의 정로를 제시했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중생들을 열반에 들게 하였으나 실제로는 완전한 열반을 얻은 중생이 없다"고 말한 무비스님은 "대승 불교적 삶은 모든 중생들을 무한 제도하고 교화하는 일"이라며 오늘날의 중생제도에 대한 참가자들의 판단과 고민을 요구했다.
현대인들의 관심사인 화두에 대한 쓴소리도 이어졌다. '화두전쟁인 시대 그 자체가 진실로 화두인가'를 제기한 스님은 "화두가 화두 아닌 것을 억지로 화두로 만들고 있지 않은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권 이후 종교편향정치라는 논란에 대해서도 "불교계 대통령이 나왔다면 우리는 안 그랬을까 반성해봐야 한다"며 "중생들을 위해 세상에 한일이 무엇이냐고 되묻는 작업이 반복되는 일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올바른 수행법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마음을 다스려야 깨달음이 나무처럼 자라난다고 조언했다.
이어진 대중토론에서는 시국에 대한 고민들이 거침없이 쏟아졌다. 참가자들의 대부분은 사회의 변화에 따라 불교도 변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민우씨(충북)는 "종파마다 경전이나 수행에 대한 논란들이 종단 중심으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다"며 "올바른 불교는 경전에 매어있는 삶이 아니라 부처의 정신을 이어받아 중생들을 구제하기 위한 방안을 실천하는데 있다"고 말했다.
현대인들의 고민을 공유하면서 스님들의 강독과 토론으로 이어지는 5일동안의 '야단법석'은 네명의 스님의 강독과 자유토론을 비롯, '움직이는 선원과 지리산성지화운동' '5년 탁발순례와 불교계의 생명평화운동''아야기가 있는 작은 음악회'등의 만남의 시간으로 진행된다.
이 행사를 주최한 '민족성지 지리산을 위한 불교연대'는 화엄사·쌍계사·대원사·벽송사·실상사 등 지리산 일대의 사찰이 결성한 단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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