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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마주보기] '수정의 밤'과 눈물의 팔레스타인 - 김윤태

김윤태(우석대 교수)

지금부터 71년 전 1938년 11월 9일 독일 저녁의 밤은 온통 수정 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수정 빛에 반사된 독일인의 광적인 모습은 전 세계로 반사되어 갔다. 악몽의 그날 밤을 크리스탈 나하트 즉 수정의 밤이라 부른다. 거리 곳곳에 깨어진 유대인 상점의 유리가 사방으로 빛을 반사하는 모습을 따서 지어진 이름이다.

 

수정의 밤은 17세 유대인 청년 헤르헬 그린슈판이 독일에서 강제로 추방된 누이의 편지를 받고 파리의 독일대사관을 찾아가 젊은 외교관 라트를 저격한 것이 계기가 되어 독일 전역에서 유태인을 향해 공격으로 시작 됐다.

 

이 사건으로 91명의 유태인이 목숨을 잃고 1만여 상점이 약탈당했으며 유태인의 공회당인 193개의 시나고개가 불에 탔고 3만명의 유태인 남자가 강제 이주되어 수용소로 보내졌다. 심지어는 유태인 상점에서 물건을 훔치는 아이들을 나무라는 독일여성을 폭행하는 일도 발생 하였다. 수정의 밤을 시작으로 10만명이 넘는 유태인이 독일에서 쫓겨났고 나치는 유태인 600만명 이상을 학살했다.

 

독일 선정상 요세프 괴벨스는 SS보안방첩부에 의해 조직적으로 일어난 이 사건을 두고 "독일 대중의 건강한 본능이 표현된 것"이라고 옹호 하였다. 아이러니 하게도 전 세계를 분노 하게한 이 사건을 기억 저편에서 불러낸 것은 이스라엘 샤론에 의해서다. 1982 학살사건과 관련된 당시 국방부장관 샤론은 "이스라엘은 유태인 나치라고 불려도 좋다, 죽은 성자보다는 낫다"며 세계를 분노케 하였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게 하는 광적인 모습은 어쩌면 샤론의 말처럼 유태인 나치의 모습일 수도 있다.

 

팔레스타인에 이스라엘이 세워진 1948년 5월 14일을 팔레스타인들은 대재양이라는 뜻인 "나크바"라고 말한다. 170만 팔레스타인 중에 75만명이 집과 땅을 빼앗긴 날이다. 바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야빌리아 난민촌에 거주하는 난민들이 이 날 쫓겨난 팔레스타인들과 이들의 후손이다.

 

최근에 연이어 이와 관련된 책이 출간되었다. 영국의 저명한 유태계 학자인 마틴 길버트가 쓰고 김세준이 옮긴 "크리스탈 나흐트"와 김재명이 쓴 "눈물의 땅 팔레스타인"이다. 크리스탈나흐트는 유태인이 경험한 비인간적인 충격적 사건에 대한 세세한 기록을 통해 인간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한다. 눈물의 땅 팔레스타인은 수정의 밤을 경험한 유태인이 오늘행하는 광적인 모습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통해 우리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대하여 생각 하게 된다.

 

편협된 소수에 의해 왜곡되어 다수가 행하게 되는 인류에 대한 폭력. 이 폭력을 가능하게 만드는 일련의 사회적 현상에 대한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 지금 독일은 신나치주의가 점차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움직임의 가장 큰 걸림돌은 건강한 사회가 갖고 있는 가치를 왜곡 시키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

 

 

/김윤태(우석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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