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시대, 동일한 운명의 반복…잘짜인 스토리로 평행이론 온 몸 느끼게…지진희 안정된 연기, 빈틈없는 긴장 연속
▲ 평행이론 (스릴러, 미스터리/ 110분/ 15세 관람가)
" 미국 대통령 이었던 에이브러햄 링컨은 1846년 하원의원으로 당선 돼, 1860년 제 16대 미국 대통령이 됐다. 남북전쟁을 감행하면서까지 개혁을 이끌었지만 저격범의 총에 숨을 멈췄다. 그로부터 정확히 100년 후인 1956년 존F. 케네디는 하원의원에 당선됐고 이후 1960년 제 35대 미국 대통령이 된다. 케네디 또한 혁신을 이룰 것이라 기대했지만 곧 암살당한다. 두 사람 모두 금요일 밤에 암살당했으며, 링컨이 죽은 곳은 포드극장, 케네디는 포드 자동차를 탄 채 저격당했다고 한다. 또한, 이들의 후임 대통령은 둘 다 존슨이란 이름을 갖고 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던 평행이론이 영화로 돌아왔다. 공상영화에나 등장할 것 같지만 영화 '평행이론'은 미스터리 스릴러물이다. 가득한 긴장감은 기본이고, 공포심마저 들게 될 것.
최연소 부장판사로 출세가도를 달리던 김석현(지진희)은 자신의 승진 축하파티를 열던 어느 날, 가족을 갈기갈기 찢어죽이겠다는 정체불명의 협박전화를 받는다. 며칠 뒤 협박전화처럼 그의 아내 윤경(윤세아)는 잔인하게 살해되어 끔찍한 변사체로 발견 되고 석현은 혼란에 빠진다. 석현의 법대동기이자 윤경을 짝사랑하던 강성(이종혁)이 윤경의 사건을 맡게 되고 석현의 판결에 불만을 품었던 장수영(하정우)를 살해범으로 몰아 사건을 종결 시킨다. 그러나 사건담당 여기자(오지은)는 석현이 과거의 한상준 판사와 똑 같은 삶은 살고 있다고 말하며 그 또한 최연소 부장판사였고 그 일가족은 물론 사무관(박병은)까지 살해당했음을 전한다. 평행이론에 휘말린 석현은 똑 같은 삶을 피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수사를 돕던 여기자도 살해당하고 체포됐던 장수영마저 30년 전 범인과 같은 말 도주하고 마는데.
영화는 시작부터 매끄럽다. 실제 평행이론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하거나 '이것은 사실이니 영화도 믿어야 한다' 식의 강압적인 부담도 주지 않는다. 평행이론을 설명하는데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링컨과 케네디 대통령의 예를 통해 관객이 자연스럽게 석현의 삶을 따라가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유도대로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평행이론을 온 몸으로 느끼고 있게 된다. 특히, 잘 짜인 스토리 구성은 극 긴장도를 높임과 동시에 반전이 있음을 알면서도 '설마'하는 생각을 만들만큼 빈틈이 없다. 문제는 의외의 곳에서 생기고 만다. 만약, 영화 초반 감독이 쳐 놓은 최면 걸리지 않는다면 이 빈틈없는 스토리가 강박적으로 느껴지게 된다는 것. 더욱이 공포스런 효과음까지 더해져 '많이' 정신 차리고 보면 허점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니 너무 따지려고 들거나 영화를 세심하게 해석하려는 마음은 버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스릴러물이 주는 특징 탓에 특별한 역할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긴 했다. 이미 살인마 연기에 별 다섯 개를 받은 하정우가 장발과 교정기를 낀 채 또 다른 살인마 캐릭터를 만들어 냈고 지진희 또한 특유의 목소리 톤으로 안정된 연기를 선보인다. 앞에서 언급했듯, 영화는 끊임없는 긴장이다. 한 숨 쉬어갈 순간을 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새로운 이야기에 도전한 것으로 아쉬움을 메우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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