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오지 마을의 청년 극단과 한국의 청년 예술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문화적인 교감을 나누는 공연이 열린다.
청소년문화공동체 품(PUM)(대표 심한기)은 오는 24일 경기도 광명시 광명문화원에서 한국-네팔 지역문화예술의 상호 발견과 교류를 위한 레지던시 프로젝트인 '차이를 두지 않고 주거니 받거니' 공연이 열린다고 21일 밝혔다.
레지던시 프로젝트란 특정 지역에서 일정 기간 머물면서 작품활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
이번 공연엔 해발 2천500m 네팔 감가디 무구(Gamgidi Mugu) 산골마을의 청년들이 만든 극단인 '커널리'와 한국의 청소년 전문 극단 '진동', 국악과 연극, 교육과 공연의 아름다운 만남을 기치로 내건 '국악누리', 지역사회에서 청소년 문화활동을 지원하는 '광명1동청소년문화의집'이 함께 했다.
극단 커널리의 대표인 네팔 청년 민(min)씨는 이 지역 신분제인 카스트의 최상위급 출신으로, 카스트에 따라 사람과 마을이 분리되는 것을 비판하며 다양한 카스트의 청년들과 함께 극단을 조직, 연극을 통해 차별적인 카스트 제도를 없애고자 노력하고 있다.
네팔 오지 마을에서 지역 공동체 조직화를 지원하고 있던 심한기 품 대표가 지난 2008년 수도 카트만두에서 개최된 커널리 극단의 연극을 본 것이 계기가 돼 이번 합동 공연이 성사됐다.
민씨는 심 대표에게 예술과 공연을 통해 한국 청년들과 문화적인 교감을 나누고 싶다고 제안했고, 심 대표는 커널리의 파트너로 극단 진동과 국악누리를 찾은 것.
아울러 이번 공연이 경기문화재단의 레지던시 지원사업으로 선정돼 재정적인 부담을 덜게 됐다.
이번 공연은 그 취지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한국과 네팔 청년예술인들이 문화적 '끼'를 주고받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꺼널리 극단이 네팔인의 삶이 녹아든 소리를 하면 국악누리가 판소리의 한 대목을 들려주고, 꺼널리 측이 자신의 대표적인 연극인 '풀마야의 열여섯 번의 봄'을 공연하면 극단 진동이 한국 청소년의 이야기를 담은 갈라 콘서트로 화답한다.
이어 지난 17일부터 네 단체가 같이 먹고 자면서 기획한 총체극이 합동 공연의 대미를 장식한다.
심 대표는 "서로 다른 문화의 만남에 위계가 있기 마련이고 동등한 만남이나 교감이 없고 설령 있다 해도 지속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이번 공연을 통해 다른 문화와 모습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같이 공감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풀어낼 수도 있다는 것을 관객들이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와 이곳에서 가족을 꾸린 이주 여성들이 많이 찾아 와 모국 극단의 공연을 보고 향수를 달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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