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4-12-04 06:56 (수)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기획 chevron_right 뉴스와 인물
일반기사

억대 농사꾼 고창 김복성 씨

"전통 작목 보리·콩, 안정적 수익구조…경작지 임대 규모화 전략으로 승부"

김복성씨는 소유한 땅이 많아서 경작지를 늘린 것이 아니라고 손사래를 쳤다. 이날 그는 자신의 밭을 둘러보며 농업 규모화가 핵심경영 전략이라고 소개했다. 김성규([email protected])

부모에게 물려받은 변변한 농토도 없이 맨주먹으로 시작, 농촌 들녘에서 연소득 수억원을 건져 올리는 농사꾼이 농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고창군 공음면 일대를 주무대로 농사를 짓는 김복성씨(52). 김씨의 연평균 조소득은 10억원대를 훌쩍 웃돈다. 이를 순소득으로 환산하면 3억원 정도. 지난해의 경우 주작목인 콩 시세가 좋아, 예년의 두배 정도로 순소득이 치솟았다.

 

-'억대 농사꾼은 어떤 작목을 지을까' 누구든지 궁금증을 갖게 마련인데요.

 

▲ 26세(1985년)에 처음으로 농사에 뛰어들었습니다. 군에서 제대 후 농사꾼의 길에 나섰고, 첫해에 당시 고창지역 인기 작목이었던 땅콩 농사에 손을 댔지만 재미를 보지 못했습니다. 이듬해인 1986년 이후 보리 농사와 콩 농사를 연결하는 이모작을 줄곧 유지하고 있습니다. 보리를 수확한 후에 콩을 심는 식으로, 가장 고전적인 방식이지요.

 

-보리와 콩 농사는 고소득 작목과 거리가 멀지 않습니까. 억대 농사꾼 하면 대개 특작에 손을 댈 것이라 예단하기 쉽지 않습니까.

 

▲ 특작하면 고소득을 연상시키죠. 하지만 특작은 시장 변동성이 너무 심합니다. 잘하면 엄청난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반면에 최악의 경우도 염두에 두어야 하지요. 하지만 전통적인 작목인 보리와 콩은 농사꾼이 일한 만큼 정직하게 수확으로 되돌려 준다는 장점이 있지요. 즉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입니다.

 

-그렇다면 안정적인 작목으로 억대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핵심적인 경영 전략은 무엇입니까.

 

▲ 한마디로 규모화 전략이지요. 제가 경작하는 농지면적이 82만5000㎡(25만 평) 정도입니다. 이 가운데 제가 소유한 밭은 9만9000㎡이고, 나머지 72만6000㎡는 임대한 경작지입니다. 소유한 땅이 많아서 경작지를 늘린 건 아닙니다.

 

-농사 짓는 대부분 경작지가 임대여서 지대가 추가로 투입되어 불리할 뿐만 아니라, 무조건 농사 규모를 늘린다고 수익도 마냥 늘지는 않을 텐데요.

 

▲ 제가 농사 짓는 방법은 모든 농부가 알고 있는 상식 수준입니다. 경작지에 거름을 충분히 넣어주고, 매일 매일 밭을 둘러보며 관심을 쏟는 겁니다. 얼핏 이런게 무슨 비법이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많은 농부들이 이를 실천하지 않는다는 점이죠. 거름과 관심을 먹은 농작물은 생육이 튼실하고, 생산량도 크게 늘어납니다. 보리는 연간 6000-8000가마(40kg), 콩은 4000 가마 정도를 생산합니다. 면적당 생산량이 농가 평균치를 크게 웃돌지요. 그러니까 농업 규모화와 성실한 밭 관리가 조화를 이루며, 수익을 극대화한다고 생각합니다.

 

-대규모 경작지를 관리하는데 인력관리가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칠텐데요.

 

▲ 상시 고용인력은 1명뿐입니다. 상근 인력 임금은 성과급제를 적용합니다. 열심히 일해서 소득이 높아지면 임금도 그 만큼 더주는 거죠. 대규모 일손이 필요할 때는 며칠 동안만 고용하는 아웃소싱 방식으로 해결합니다. 인건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식이지요. 또 가장 핵심적인 일거리는 주인이 직접 나서서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 제 믿음입니다. 단순 일거리 이외엔 제가 직접 모든 일을 처리합니다.

 

-생산한 수확물들을 유통시키는 데는 어려움이 없는지요.

 

▲ 25년간 믿음을 바탕으로 거래한 업체와 개인들의 주문량이 생산량을 언제나 웃돕니다. 물량이 달려서 팔지 못하는 거죠. 거름을 충분히 주고 최고의 정성으로 관리하니 수확물의 품질이 최상이고, 이는 농민들이 힘들어 하는 유통문제까지 해결해 주는 셈입니다. 오랫동안 쌓은 믿음 덕택에 풀무원을 비롯 전국의 유수 중소 식품업체들이 제 단골이 되었습니다.

 

-내년부터는 보리 수매가 끊기는 데 작목 전환을 심각히 고려할 시기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작목을 전환한다면 어떤 것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요.

 

▲ 수매제도에 의지해서 생산한 보리를 처리하진 않았지만, 보리 농사 비율을 점차 줄일 때라는 계획은 이미 세웠습니다. 특수목을 중심으로 한 조경수와 과실수를 눈여겨 보고 있고, 일부는 이미 실행에 옮기고 있습니다. 이젠 물량 위주의 농사에서 품질 위주의 농업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잖습니까.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기획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