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름 중에 가장 좋은 거름은 발걸음입니다." 김복성씨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밭에 나가는 것이 첫 번째 꼽는 철칙이다. 원로 농사꾼들이 되뇌는 '벼는 농사꾼의 발걸음 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믿음을 떠올리게 한다.
농사꾼의 관심과 정성이 들녘의 풍흉을 가른다는 생각도 논밭의 현장을 누벼온 세월이 가르쳐준 교훈이다. 김복성씨가 관리하는 경작지는 40-45곳 정도. 보통 사람이면 경작지의 위치마저 헷갈릴 만하지만 아침부터 밤까지 빠짐없이 순회하는 것이 주요 일과이다.
"각 경작지마다 어느 곳에 돌이 있고 풀이 있는지, 또 어느 곳이 습하고 건조한지 환합니다. 매일 현장을 확인하고 지형에 맞는 적절한 조치를 취합니다."
준 만큼 받고, 뿌린 만큼 거둔다는 만고의 진리도 내면의 진리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밭에는 퇴비와 거름을 충분히 줍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많은 농부들이 사실상 맨땅에 씨를 뿌리는 경우가 많거든요." 대지는 오히려 준 것 보다 더 많은 것을 되돌려 주는 경우가 많았다. 주변의 농사꾼들은 단위면적 당 생산량에서 김복성씨를 따라갈 사람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억대 농사꾼의 농사 철학은 참 평범하다. 다만 요행을 바라거나 알아도 실천하지 못하는 데서 하수와 고수가 갈린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