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손 잡고 자박자박…마음 가는 대로
성묘 갔다 오는 길가에 핀 코스모스를 보면 금세라도 여행을 떠나고 싶다.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추석, 이 연휴를 이용해 가족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여행이라고 해서 며칠 동안 묵고 오는 게 아니다. 잠시 여정도 풀 겸, 고향 근처에 있는 도시숲에 묻혀 보는 것도 좋다.
돈도 저렴하다. 간단한 교통비만 있으면 일가족 모두가 숲의 아름다움과 정기를 한 몸에 받을 수 있다.
성묘를 마친 후 간단히 떠나볼 수 있는 가울의 추천 베스트5 여행지를 소개해봤다.
▲메밀꽃 필 무렵 - 하얀낙원 고창 메밀밭
봄철 짙푸름을 자랑하며 청보리축제가 열린 고창 공음면 선동리 학원농장 일대는 보리를 수확한 땅에 씨를 뿌려 가을철 메밀꽃이 흐드러지게 핀다.
황토 구릉을 따라 흰 소금을 흩뿌린 듯한 메밀꽃밭은 영화 '웰컴투 동막골' 촬영지로도 유명하며 가족과 친구, 연인이 찾는 가을 나들이 장소로 주목 받고 있다.
메밀꽃밭과 노란 해바라기꽃밭이 어우러진 시골길을 걸으며 멋진 사진을 담을 수 있으며 메밀국수를 비롯한 전통음식을 맛보는 시골장터도 마련돼 있다.
고창에는 또 다른 볼거리도 있다.
매년 국화 축제가 열리는 고창 부안면 미당시문학관 일대의 가을은 국화가 가득하다.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라는 시도 있듯이 가을이 가기 전 마지막으로 향기를 전하는 꽃인 국화도 도매 볼거리 중 최대로 꼽힌다.
▲호수 주변 가을 정취 만끽 - 정읍의 옥정호구절초테마공원
정읍시 산내면 매죽리 617번지 일대에 조성돼 있는 구절초테마공원은 면적이 11만8890㎡에 이르는 비교적 넓은 공원이다.
공원이 청청구역인 옥정호에 위치, 솔숲 구절초 산책로가 3㎞나 조성되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있다.
이곳은 자연이 주는 가을의 낭만과 서정을 느끼기에 최적지로 주변 경관도 그만큼 수려하다.
도시민들에게는 아주 보약과도 같은 이곳은 옥정호로 들어가는 계곡을 물줄기를 따라 조성되어 있으며 정읍과 임실을 아우르고 있는 옥정호는 상수원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섬진강의 물줄기이기도 하며 진안과 장수 등에서 물줄기가 흘러들어오는 다목적 댐도 볼거리 중 하나다.
▲서해의 진주, 황홀한 일몰 - 부안군 변산 솔섬
솔섬은 부안군 변산면 도청리 전북해양수련원 정문을 통해 바닷가로 소나무만 자란 무인도다.
우리나라에서 일몰이 가장 아름다운 곳을 꼽으라고 하면 꽃지나 순천만 등을 떠올리지만 부안 솔섬도 이에 못지않게 일몰이 아름다워 전국의 수많은 사진작가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서쪽의 바다를 넘어 멀리 수평선 저쪽으로 떨어지는 붉은 색의 일몰은 그 어느 것과도 견주기 어려울 만큼의 환상을 연출하며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서해의 진주'라 불리는 솔섬에서 조금만 올라가면 수만권의 고서적을 첩첩 쌓아놓은 듯한 채석강도 볼 수 있다.
해안절벽으로 유명한 이곳엔 지구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서해 낙조라는 말이 필요 없는 황홀경을 선사함과 동시에 아름다운 비경을 벗 삼아 토닥토닥 걸어 다니며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이곳은 부안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자리매김 한지 오래다.
▲단풍 명산, 속살 들여다보기 - 정읍 내장산
호남의 금강산, 대한 8경의 하나로 유명한 내장산은 '산안에 숨겨진 것이 무궁무진하다'고 해서 내장산으로 명명된다. 정읍과 순창 그리고 전남 장성군에 걸쳐 있는 내장산의 주봉인 신선봉의 높이는 763m다.
이곳은 가을이되면 형형색색의 단풍을 자랑하며 우리나라 대표적인 가을산으로 불린다.
아직은 이르지만 해마다 10월이 되면 전국각지에서 단풍구경을 위해 많은 관광객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룬다.
일반 관광객들은 단풍터널을 산책하고 절 구경을 하거나 케이블카를 타고 연자봉 중턱에 오른 뒤 팔각정 전망대에서 내장산 일원을 둘러보는 것으로 만족할 수 있다.
그러나 산행을 해야만 내장산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초보자들에게 적당한 코스는 원적암 입구에서 사랑의 다리, 백련암을 잇는 길이 가장 좋다.
▲소설 '혼불'의 무대 문학기행 - 남원 혼불문학관
경상도에 소설 '토지(박경리 작)'의 주무대인 하동 평사리가 있다면 전북에는 소설 '혼불(최명희 작)'의 주무대인 남원 서도리 노봉마을과 상신마을이 있다.
'혼불마을'로 불리는 남원시 사매면 서도리는 소설 혼불의 배경이자 소설 속에 등장하는 청암부인의 생가가 있는 곳이다.
불꽃처럼 살다 간 여인의 자취가 묻어있는 이곳엔 찬란한 문체로 조선의 혼을 불러냈던 소설가 최명희의 '혼불문학관'은 이곳에 위치한다.
여느 문학관과는 달리 고전적인 형태로 지어진 이곳에서는 소설 속 각종 장면이 재현돼 있다. 작가의 집필실과 취재수첩, 육필원고 등을 전시한 전시관과 문학기행으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 교육관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문학관 주위에는 소설의 배경이 됐던 '종가', '청호저수지', '노적봉' 등이 있어 혼불의 감흥이 묻어난다.
이곳에 가면 원두막과 저수지도 있어 추석 음식을 싸들고 자녀들과 함께 떠나본다면 좋은 여행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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