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 교원 확충·산업체 협약 실적 등 심의 기준 강화…타·시도보다 불리
도내 특성화고(옛 전문계고) 가운데 세 번째 마이스터고(meister高·산업 수요 맞춤형 고등학교)는 어디가 될까.
현재로선 공업계보다 농업계 고교가 절대적으로 유리해 보인다. 이 학교가 사실상 도내 마지막 마이스터고일 공산이 크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먼저 구조적 배경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산업계 인력 수요를 맞추면서 △특성화고 학생들의 안정적 취업을 위해 지난 2008년부터 마이스터고 도입을 추진하면서 최대 50개 학교를 선정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산술적으로 전국 16개 시·도에서 평균 3개 학교를 정하면 한계치를 거의 채우는 셈이다.
현재 4차까지 선정된 마이스터고는 전국 28개로 도내에선 2009년 선정된 군산기계공고(조선)와 전북기계공고(기계) 등 2개다. 도내 53개 특성화고 중 나머지 51개 학교가 마지막 한 자리를 두고 경쟁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강화된 심의 기준도 마이스터고 진입 문턱을 높였다.
교과부는 지난 7월 '제5차 마이스터고 선정 계획'을 발표하면서 △학교 교육 목표 및 학과·교육 과정 운영 계획 △교원 확보 및 지원 계획 △학생 선발 및 지원 계획 △시설·설비 개편 계획 △관련 기관과의 협력 체제 등 5가지 심의 기준(세부 항목 17개)을 정했다.
대부분 마이스터고 도입 초기에는 아예 없었거나 강도(强度)가 낮았던 기준들로 현재 마이스터고 중에서도 이 기준을 적용하면 탈락할 학교가 적지 않다는 게 교육계의 중론이다.
게다가 교과부는 시·도 교육청에 합격(pass)·불합격(fail) 항목 준수를 의무화했다. 한 항목이라도 충족하지 못하면 가차 없이 떨어뜨리겠다는 것이다.
특히 ① 교원 확충과 지원책 마련 계획 ② 산업체 협약 추진 실적 및 계획은 도내 현실상 맞추기 어려운 항목으로 꼽힌다.
도교육청 미래인재과 이희수 진로·직업 담당 장학관은 "마이스터고 교사들에게 승진 가산점을 주는 것은 교사 간 이해 관계가 얽힌 문제라 설문 조사에서도 반대가 압도적으로 많아 인사 관리 규정을 바꾸기가 만만치 않다"며 "산업체와의 협약도 기업이 적고 산업 기반이 취약한 전북이 타 시·도에 비해 불리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도내 특성화고 상당수가 교과부로부터 3년간 6억 원의 교육 과정 운영비를 지원받는 마이스터고가 되기 위해 각개약진하고 있지만 '산 넘어 산'이라는 것이다.
이희수 장학관은 이런 전후 사정을 근거로 마필 관리 특성화 공립고인 한국경마축산고(교장 방태혁)를 마이스터고 후보 1순위로 조심스레 꼽았다. 이 학교는 지난해 심의에선 탈락했지만, 한국마사회와의 안정적인 산·학 연계 체제로 취업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