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甲과 혼인신고를 하고 살던 중 성격차이로 협의이혼을 한 사실이 있습니다. 최근 재혼하려고 보니 제 가족관계등록부에 협의이혼한 기록이 남아 있는데, 여자인 저로서는 그러한 등록부상의 기재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매우 부담스럽습니다. 만일 제가 甲과의 혼인은 당초부터 무효임을 주장하여 이혼경력의 기재를 없앨 수 있는 혼인무효소송을 제기한다면 인정받을 수 있는지요?
혼인의 무효에 대하여는 「민법」 제815조가 규정하고 있는바, 그 사유로는 당사자 사이에 혼인의 합의가 없는 때, 근친혼인 때 등을 규정하고 있습니다.일반적으로 과거의 법률관계의 존부는 독립된 확인의 소의 대상이 될 수 없고, 그 과거의 법률관계의 존부의 확정은 단지 현재의 분쟁해결의 전제로 됨에 불과하여 사인(私人)간의 현재 현존하는 분쟁을 해결하려는 민사소송의 목적으로 보아 직접적이고 간명한 방법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대법원 1993. 7.27. 선고 92다40587 판결 참조).귀하의 경우를 판단해보면, 이미 해소된 혼인관계의 명예회복을 위한 혼인무효확인청구가 현재의 법률상태에 직접적인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가가 문제됩니다.
대법원은 귀하의 경우와 같은 경우 혼인무효확인청구를 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즉, "청구인과 피청구인 사이의 혼인관계가 이미 협의이혼신고에 의하여 해소되었다면 청구인이 주장하는 혼인관계의 무효확인은 과거의 법률관계의 확인으로서 그것이 청구인의 현재의 법률관계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자료가 없는 이 사건에 있어서 단순히 여자인 청구인이 혼인하였다가 이혼한 것처럼 호적(현행 가족관계등록부)상 기재되어 있어 불명예스럽다는 사유만으로는 확인의 이익이 없다"라고 하였습니다(대법원 1984. 2. 28. 선고 82므67 판결).
따라서 귀하의 경우 당사자의 신분법상의 관계, 상속권 등 재산법상의 관계에 있어 현재의 법률상태에 직접적인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는 단순한 가족관계등록부상의 불명예라는 사유만으로는 이미 해소된 혼인관계의 무효를 다시 청구할 수는 없다고 보입니다.
/대한법률구조공단 전주지부 제공
(문의: 국번없이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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