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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국제영화제 유운성 프로그래머 해임 파문 (하) 해결책은 - '인적자산' 유지·관리도 능력 리더십 위기 집행부 쇄신 필요

지역축제 부정적 선례 경계 / 스태프 사이 불안감 없애야

전주국제영화제와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전북을 대표하는 축제다. 그러나 12~13년을 버텨온 각 축제의 위상은 사뭇 다르다. 전주영화제는 돈이 새지 않고 알차게 문화적 혜택을 제공하는 성공 사례로 꼽힌 반면, 소리축제는 정체성 논란부터 운영 미숙 등으로 여론의 가혹한 질타를 받아왔다. 그렇다면 두 축제의 결정적인 변수는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축제와 함께 성장한 '사람'의 유(有)·무(無)였다.

 

실제로 지난 13년 간 전주영화제의 정체성을 지켜준 정수완 전 프로그래머는 7년, 유운성 프로그래머는 8년을 재직했다. 1회 JIFF지기(자원봉사자)로 시작해 2006년 전격 발탁된 조지훈 프로그래머 역시 전주영화제의 역사다. 반면 정체성 논란에 휘말렸던 소리축제의 경우 최장수 예술감독은 곽병창 우석대 교수로 4년에 불과했다. 소리축제가 여론의 혹평을 받을 때마다 조직위는 대거 물갈이됐고 축제의 노하우는 축적되지 못하게 되면서 매년 '새 판'을 짜기에 이르렀다.

 

8년간 능력을 인정받아온 전주영화제의 유운성 프로그래머의 전격적 해임에 논란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영화제측이 밝힌 사유(트위터에 지역 언론 비난, 확인되지 않은 사실 표명 등)가 해임 조치를 시킬 만한 사유인지 여부는 차지하고 오랜 경력의 노하우를 가진 영화제의'인적자산'을 그리 쉽게 팽개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여기에 프로그래머 해임 과정에서 보여준 민병록 집행위원장의 석연치 않은 '실언'과 조직 내부의 갈등을 원만하게 수습하지 못한 리더십 부재에 대한 책임론도 대두되고 있다.

 

한 영화인은 "영화제 집행부가 현재의 내홍을 수습하고 고통을 분담해 전주영화제가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도록 조직 쇄신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 프로그래머의 해임과 같이 전주영화제가 지역 축제에 부정적인 선례를 더이상 남겨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영화제 프로그래머조차 저임금에 1년 단위로 재계약되는 비정규직이라는 열악한 현실에서 영화제를 위해 구슬땀을 흘려온 또 다른 스태프들 역시 "나도 조직의 논리에 의해 언젠가 잘릴 수 있다"는 불안감을 안겨줄 우려가 크다. 매년 열악한 처우로 전주에서 경력을 쌓은 스태프들이 다른 영화제로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전주영화제에는 새로운 악재인 셈이다.

 

전주영화제 조직위는 28일 열리는 이사회를 통해 민 집행위원장 연임 여부 등을 결정하고, 유 프로그래머가 서면으로 이의를 제기할 경우 28일 제2차 인사위원회를 통해 최종 해임 여부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인사규정에 따라 당연직으로 참석하게 되는 민병록 집행위원장, 김건 부집행위원장, 홍영주 사무국장 등은 인사위원회 의사결정권을 포기하고 외부 인사에게 이를 넘길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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