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수강생에게 전통자수수법 전수, 전국대회 입상 등 명성 / 작품성에 실용성까지 갖춘 한지거울·목걸이, 전국 주문쇄도
▲ 순창자수 전통의 맥을 이어가고 있는 자수인 제영옥씨. | ||
순창군 순창읍 백산리에 위치한 장류박물관 별관에 있는 순창자수 문화센터 전시실에는 수많은 손자수 전시작품이 눈길을 끈다.
한지거울, 명함집, 보석함부터 시작해 경대, 화초장, 사물함, 가리개, 병풍까지 다양한 종류의 손자수 제품이 150여점에 이른다.
이 전시실을 지나 교육장에 들어서자 진지하게 손자수를 놓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그는 바로 순창읍에 사는 제영옥씨(56·여).
전시실의 작품이 모두 30년전부터 그가 직접 만든 것이다.
제씨는 매일 자수센터에 나와 교육생을 가르치고, 작품활동은 물론, 현대인이 애용할 수 있는 자수제품을 만들기 위해 연구하는, 그야말로 천상 자수인이다.
그는 어린시절 형제자매도 많고 가정형편마저 어려워 18살부터 등록금 마련을 위해 자수를 시작했다고 한다.
처음 1년동안은 순창에서 자수를 하는게 못내 불편해서 전주에서 자수를 배웠다.
이후 순창자수센터로 들어와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손자수를 시작했고 날 새는지 모르고 자수를 놓고 있으면 모든 근심걱정은 사라지고 오직 작품 만들기에만 열중했다.
제씨는 이런 노력 끝에 지난 1991년에는 전국공예품경진대회에서 특선을, 1992년과 그 이듬해에는 전국공예품경진대회에서 동상을 차지하는 영예도 안았다.
그러던 중 손자수가 기계자수에 밀려 점차 쇠퇴할 즈음 제씨도 결혼하고 난 후 집안일과 육아에 밀려 자수를 못하고 10년을 지냈다.
그러나 간간이 주문제작이 있어 손자수를 완전히 놓지는 못했다.
10년동안 보험회사를 다니면서 그녀의 꿈은 돈을 많이 벌어서 자수박물관을 건립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꿈이 현실로 나타났다.
별도로 본인이 만든 자수박물관은 아니지만 순창 장류박물관 별관에 순창자수 문화센터가 지난 4월 새롭게 문을 열었고 현재 50여명의 교육생이 순창자수 기능 전수를 위해 손자수를 배우고 있다.
이곳에서 제씨는 수강생들의 교육을 담당하며, 자신이 40여년동안 수를 놓으며 직접 쌓은 전통자수수법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특히 제씨는 틈틈이 제작한 작품들이 지난 6월 서울중앙박물관에도 입점해 판매와 홍보를 함께 하게 됐다.
제씨는 "순창자수가 그 명맥을 잇게 된 데는 행정안전부와 순창군의 도움이 컸다. 지원이 없었다면 순창자수는 점차 사라졌을 것이다. 나에게도 수강생을 가르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중앙박물관에 작품이 전시돼 순창의 자수를 알리는 계기를 마련해 준 두 기관에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제씨는 또 "예전에는 병풍이나 가리개, 경대 등의 작품 위주였지만 요즘은 현대 감각에 맞는 한지거울이나 목걸이 등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인기가 좋아 주문제작이 많은데 앞으로 이 제품들을 주종목으로 만들어 보편화된 자수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순창자수는 조선 중기 순창군수가 상감을 알현할 때 흉배의 자수솜씨를 보고 경탄한 임금이 순창자수를 진상토록 하면서 진상품이 되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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